삼성중공업이 세계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선을 성공적으로 완성했다. 한 줄로 세우면 서울에서 대전까지 늘어서게 되는 컨테이너 2만3,000여개를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크기다.
삼성중공업은 8일 스위스 해운선사인 MSC로부터 2017년 9월 수주한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가운데 첫 번째 선박을 계약일보다 3주 정도 일찍 완성했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6일 성공적으로 출항했다.
‘MSC GULSUN(굴슨)’이란 이름이 붙은 이 컨테이선은 길이 400m, 폭 61.5m, 높이 33.2m로 20ft(피트) 컨테이너 2만3,756개를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건조된 컨테이너선 가운데 가장 크다. 20ft 컨테이너 1개의 길이는 약 6.1m로 2만3,756개를 한 줄로 세울 경우 그 길이가 무려 145㎞(서울~대전 직선거리)에 달한다.
이 선박은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차세대 스마트십 시스템 '에스베슬(SVESSEL)'이 탑재돼 안전하고 경제적인 운항이 가능하다. 황산화물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스크러버(집진기)가 설치돼 있고, 향후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추진선박으로도 쉽게 개조할 수 있도록 설계한 친환경 스마트 선박이라는 게 삼성중공업의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1990년대부터 컨테이너선 대형화에 주력해 왔다. 5,000TEU가 주종을 이루던 1990년 세계 최초로 6,200TEU급을 개발했다. 2000년에는 7,700TEU, 8,100TEU급 선박을 연이어 개발, 더 많은 컨테이너를 더 빠른 속도로 운송할 수 있는 컨테이너선을 제작했다. 이후 2004년 1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개발에 성공하며 5년 만에 적재량을 2배로 늘렸다. 2015년에는 일본 MOL사로부터 2만1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하며 세계 최초로 2만TEU급 컨테이너선 시대를 열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인도로 다시 한 번 이 분야 세계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발주 예정인 2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적극 공략해 메가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주도권을 계속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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