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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자 한국당 의원 ‘알짜’ 국토위원장 못 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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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자 한국당 의원 ‘알짜’ 국토위원장 못 내준다?

입력
2019.07.08 04:40
수정
2019.07.08 09: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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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씩’ 합의 깨고 “6개월 더 하겠다” 입원 농성 중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이 참석, 개의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이 참석, 개의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3선 중진이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박순자 의원은 요즘 ‘입원 농성’ 중이다. 민생을 위해서도, 정책을 위해서도, 하다못해 당을 위해서도 아니다. “국토위원장을 6개월 더 하고 싶어서”란다.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이 입원까지 하는 건 보기 드문 일이다.

국토위원장을 비롯한 국회 상임위원장은 ‘국회의원의 꽃’이라 불린다. 중진 의원들 간 경쟁이 워낙 심해 2년 임기를 6개월~1년씩 쪼개 여러 의원들에게 기회를 주곤 한다. 20대 국회 하반기 국토위원장은 자유한국당 몫으로, 지난해 초 원 구성 협상 때 박 의원과 홍문표 의원이 나란히 출사표를 냈다. 두 사람은 당내 경선을 하는 대신 위원장을 1년씩 맡기로 합의했고, 박 의원이 지난해 7월 임기를 먼저 시작했다.

약속대로 하면 박 의원의 국토위원장 임기는 올해 7월까지다. 한국당은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홍 의원을 국토위원장 후보로 추인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박 의원이 돌연 약속을 깨고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는 지난달 말부터 경기 안산시 고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한 측근은 7일 “건강 악화 때문에 입원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퇴원 계획이 없다”고 했다.

당내에선 박 의원의 갑작스러운 입원을 국토위원장 임기 연장을 위한 꼼수라고 보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장은 위원장이 스스로 내려놓지 않는 한 강제로 사퇴시킬 수 없기 때문에 박 의원이 ‘사퇴 공세’를 피해 국회에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의심하는 시각이 많다.

박 의원의 주장은 대략 이렇다. “국회법이 상임위원장 임기를 2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입법기관인 국회가 이를 존중해야 한다. 19대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을 지낸 홍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한 번 더 맡는 것은 관례를 깨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논리대로라면, 박 의원이 지난해 국토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 맡는 합의에 응한 것 자체가 모순이다. 박 의원은 자신이 여성친화정당을 표방하는 한국당의 유일한 여성 위원장인만큼 자리를 보장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자신이 국토위원장을 6개월 더 하고 홍 의원에겐 남은 6개월을 양보하겠다는 일방적 중재안을 내놨다. 박 의원이 ‘6개월 연장’을 내건 것을 놓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예산을 챙기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토위원장은 철도ㆍ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을 챙기는 데 유리한 자리다.

그러나 박 의원의 버티기는 오래 가지 못할 전망이다. 명분도 떨어지고, 당내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계속 버틸 경우 당 지도부가 징계를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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