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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서일본 호우 1년인데 피해 복구 아직

입력
2019.07.07 17:00
수정
2019.07.07 23:2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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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서일본 폭우로 제방이 무너져 침수 피해를 입은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 마비초의 모습. 도쿄=김회경 특파원
지난해 7월 서일본 폭우로 제방이 무너져 침수 피해를 입은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 마비초의 모습. 도쿄=김회경 특파원

지난 6일은 서일본 호우로 총 275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일본 각지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빠른 복구를 기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1년이 지났지만 피해 복구 작업은 더디다. 피해가 컸던 지역인 히로시마(廣島)ㆍ오카야마(岡山)ㆍ에히메(愛媛)현 등에선 여전히 3,900가구가 가설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피해주택 해체와 부흥주택 건설 등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사업체를 구하기 어렵고, 공사발주 업무를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직원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호우 당시 제방이 무너져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오카야마현 구라시키(倉敷)시 등 일부 지자체는 최종 복구까지는 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피해 주택 철거는 국가와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다. 이들 3개 현에서는 총 3,285건(약 60%)의 해체가 완료됐지만 2,262건(약 40%)은 해체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히로시마현과 에히메현은 해체 신청 건수 중 각각 70%, 86%가 작업이 완료됐다. 반면 침수 피해가 가장 컸던 오카야마현은 49.8%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주요 고속도로와 철도는 거의 복구된 상태다. 그러나 일부 지방도로와 하천은 응급 복구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것도 있다. 산사태나 하천 범람으로 인한 피해를 본 농지의 경우엔 농번기를 피해야 하는 제약으로 복구에 시간이 걸린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히로시마ㆍ오카야마ㆍ에히메현에서 진행하고 있는 재해복구 사업은 5,086건에 이른다. 이 중 완료된 사업은 10%를 약간 넘은 587건에 불과하고 약 절반 정도가 공사 발주를 하지 못한 상태다.

대형 재해의 복구가 지연되면서 지진과 장마철 폭우 등 피해를 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18일 규모 6.7의 지진이 발생한 니가타(新潟)ㆍ야마가타(山形)ㆍ이시카와(石川)현에선 200여채 주택에서 기왓장이 무너져 내리는 등의 피해를 봤다. 피해 주민들은 당장 장마철을 맞아 지붕을 방수시트로 덮어 응급처치에 나섰지만 지붕을 올리는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선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이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2016년 구마모토(熊本) 지진, 지난해 오사카(大阪)와 홋카이도(北海道) 지진 등으로 복구와 관련한 공사 수요가 늘고 있는 탓이다. 게다가 도시에 비해 지방에선 기와를 얹은 주택들이 많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지붕에 기와를 올리는 주택 수가 감소하면서 기와 생산업체와 이를 다룰 수 있는 기술자들이 급감한 것이 복구 지연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기와를 취급하는 업체는 현재 약 2,000곳으로 10년 전보다 3분의 1인 1,000곳이 감소할 정도로 급감했다. 이에 재해로 급증한 기와 수요를 맞추기 위해선 2개월 이상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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