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열음이 태국 멸종 위기종인 대왕조개를 취식한 혐의로 현지에서 법적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정글의 법칙’ 촬영에서 촉발된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 달 29일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로스트아일랜드’에서는 태국 남부 트랑지방의 꼬묵섬을 배경으로 멤버들의 생존기가 펼쳐졌다. 이날 이열음은 직접 바다 속에 들어가 대왕조개 3개를 채취했고, 자신이 채취한 대왕조개를 들어 보이며 “내가 잡은 것”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이열음이 대왕조개를 채취한 바다는 핫 차오마이 국립공원의 일보인 안다마해 인근이었다. 또 방송 말미 예고편에서는 출연진들이 이열음이 채취한 대왕조개를 시식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됐다. 이열음이 채취한 대왕조개는 태국 농림부가 발표한 멸종위기종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채취할 경우, 태국 국립공원법 위반으로 5년 징역형 또는 야생동물보호법 위반으로 4년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방송분이 공개된 이후 태국 현지에서는 멸종위기종인 대왕조개를 취식한 이열음과 ‘정글의 법칙’ 출연자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불거졌고, 이는 책임 문제로 이어졌다. 논란 속 태국 현지 매체들로부터 핫 차오마이 국립공원 책임자인 나롱 꽁-이아드와 꼬 끄라단 감독관인 암낫 양랑이 깐땅 경찰서에 ‘정글의 법칙’과 관련한 수사를 의뢰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논란 초기 “현지 공공기관 허가를 받아 촬영을 진행했으며 촬영 마다 현지 코디네이터가 동행했다. 그들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촬영했다”며 불법적인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던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논란이 심화되자 결국 잘못을 시인했다. 제작진은 지난 5일 “태국 대왕조개 채취와 관련,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촬영한 점에 깊이 사과 드린다. 향후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고 사과했다.
제작진의 뒤늦은 잘못 시인에도 현지의 반응은 냉담하다. 현지 책임자들은 대왕조개 채취에 나섰던 이열음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7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핫 차오마이 국립공원 나롱 원장은 “문제의 여배우(이열음)은 국립공원법과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두 가지 혐의로 지난 3일 경찰에 고발됐다”며 “5년 징역혈을 받을 수 있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특히 태국 당국은 “이열음이 태국에 없더라도 찾아내겠다”며 “태국 교도소에 5년 수감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램 촬영 중 벌어진 사태가 출연자의 현지 징역형 가능성으로까지 불거졌다. 이번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 이목이 집중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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