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 신곡 ‘무덤덤’ 발표
유희열은 한때 ‘목소리 없는 가수’로 살았다. 직접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짓지만 정작 보컬은 다른 가수에 맡겼다. 자신보다 다른 가수의 목소리가 그가 쓴 곡을 더 빛내줄 거라 여겼기 때문이다.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바램’ ‘좋은 사람’ ‘뜨거운 안녕’ 등 프로젝트그룹 토이의 히트곡 대부분은 유희열이 아닌 객원 가수가 부른 노래였다. 유희열은 1990년대 중반 데뷔 초기에 가수보다 작곡가 혹은 프로듀서로 더 자주 불렸다.
유희열처럼 목소리를 숨기고 살던 프로듀서 훤(본명 이희원)은 최근 직접 노래한 곡 ‘무덤덤’을 냈다. 그가 작곡한 노래를 직접 부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훤은 2017년 낸 ‘사랑했었다’와 ‘이별후 비’ 등 그간 발표한 5곡의 가창을 모두 객원 가수에 맡겨왔다.
그랬던 그가 가창에 용기를 낸 이유는 곡이 지닌 쓸쓸한 서정을 살려 보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훤은 이별 후 무덤덤하게 일상을 이어가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은 심정을 노랫말로 엮었다. 그의물기 없는 목소리는 지붕에서 똑똑 떨어지는 빗소리 같은 비트에 실려 애잔함을 더한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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