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샌들과 슬리퍼, 토오픈(toe open) 구두와 같이 발이 노출되는 신발을 즐겨 신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은 신발 사이로 드러나는 발가락에 화려한 페디큐어로 한껏 멋을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못난 엄지발가락을 내보이고 싶지 않아 하는 이들은 페디큐어는커녕 더운 날에도 답답한 운동화를 신고 발 냄새와 무좀 등으로 고생하곤 합니다. 발이 드러나는 신발 착용과 휴가지에서 맨발을 노출하는 일이 늘어나는 여름철, 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름철 신발 고르기 노하우
여름철에는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신발, 특히 가죽구두 등은 발의 땀 배출을 막아 습하게 만들고, 이는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무좀 등의 피부 질환을 일으킵니다. 무좀은 치료가 오래 걸리고 그 과정도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한데, 여름철에는 통풍이 잘 되는 신발을 신고 양말을 자주 갈아 신는 것이 좋습니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만큼 발을 자주 씻어주고, 씻은 후에는 잘 말리고 로션 등을 이용해 보습을 유지해주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슬리퍼, 구두, 하이힐, 운동화
시원하고 가벼워 여름철 가장 많이 신게 되는 신발입니다. 하지만 바닥이 얇고 단단한 재질, 혹은 끈과 같은 형태로 돼 있어서 발의 보호 및 충격 흡수 기능이 떨어지므로 발뒤꿈치와 발바닥 앞쪽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통증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또 발뒤꿈치가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발목을 지탱해 주는 힘이 약하고 무게중심이 불안정해져 발의 피로감을 높이기도 합니다. 가능하면 밑창이 적당히 두껍고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들어진 신발을 고르고, 장기간 착용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굽이 높은 구두나 하이힐, 키 높이 깔창을 끼운 신발을 오래 착용하게 되면 체중이 발바닥 전체가 아닌 발 앞쪽으로 쏠리게 되고, 이는 발가락 변형의 원인이 돼 무지외반증과 같은 질환을 일으킵니다. 또 킬힐이나 하이힐은 뾰족하고 높은 굽에 몸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다리와 발목에도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구두를 신을 때는 굽을 3~4㎝ 이내로 하고, 발가락 볼 부위가 넓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발 건강을 위해서는 굽이 높은 신발의 착용횟수와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충격 흡수 기능이 충분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사이즈의 운동화를 선택해 신는 것이 발 건강에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습한 날씨에 장기간 착용할 경우에는 무좀과 같은 피부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고무재질보다는 메시 재질과 같이 통풍이 원활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안가나 모래사장, 계곡 등의 휴가지로 떠날 때에는 신발 선택에 특히 신중해야 합니다. 맨발로 표면이 거친 바닥을 밟게 되면 발바닥에 쉽게 상처가 나고 감염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아쿠아슈즈와 같은 레저용 신발을 신어 발을 보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풀숲 산책이나 산행을 계획한다면 발목 위까지 올라오는 양말을 착용하여 진드기와 같은 각종 벌레 및 접촉성 피부 발진을 일으키는 식물로부터 발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지외반증, 원인과 치료법은?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외측으로 틀어지는 변형인데, 관절 안쪽의 돌출 부위에 자극과 압력이 가해져서 통증을 일으킵니다. 엄지발가락의 변형이 심해지면 휘어진 부분의 관절이 붓고, 심할 경우 통증으로 인해 보행이 비정상적으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무지외반증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나타나는데, 불편한 신발 착용에 의한 족부관절 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주요한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밖에도 평발, 신경병증, 아킬레스건 구축, 류마티스 관절염, 혹은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무지외반증의 일차적인 치료는 비수술적 요법입니다. 변형을 악화시키는 굽이 높고 볼이 좁은 신발의 착용을 피하고, 엄지발가락의 돌출 부위를 자극하지 않는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벼운 통증을 느끼는 환자라면 신발 안에 교정 도구를 착용하거나 발가락 사이를 벌려주는 보조기를 사용하여 엄지발가락의 변형이 진행되는 것을 더디게 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보존적인 치료로 통증이 호전되지 않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보통 뼈를 잘라 각도와 위치를 본래의 위치로 복원한 뒤 재유합시키는 절골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환자의 상태나 중증도에 따라 의료진과 충분한 상의 후에 수술을 결정해야 합니다.
발은 우리 몸의 가장 낮은 곳에서 체중을 지탱하며 충격을 흡수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평소에 발 건강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가 뒤늦게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름은 무거운 신발을 벗어 던지고 발이 가벼워질 수 있는 계절이지만, 습하고 뜨거운 날씨에 쉽게 땀이 차고 활동량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발 건강에 더욱 관심을 갖고 특히 자신에게 적절한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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