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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트럼프, 친서 통해 김정은에 판문점 회동 제안”

입력
2019.07.06 07:27
수정
2019.07.06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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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으로 이동하기 전 대화하고 있다. 판문점=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으로 이동하기 전 대화하고 있다. 판문점=연합뉴스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전격 개최된 3차 북미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제안된 것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보다 진전된 안을 제시하면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른바 ‘영변+알파(α)’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은 6일 한미 외교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미국 고위 관리를 평양에 파견하는 형태도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시 예정된 비무장지대(DMZ) 방문 때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 대한 기대를 시사했고, 김 위원장이 제안에 응할 경우 사전에 사인을 내줄 것을 확인시켰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방문한 오사카(大阪)에서 “DMZ 방문 시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이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 부상은 즉각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게 북한 측의 사인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같은 날 밤 판문점에서 북한 측과 회담의 진행방식과 경비를 협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회담에서 자신이 트윗을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즉각 응해줘서 감사하다”고 발언했고, 김 위원장은 “어제(29일) 아침에 (만남에 대한) 의향을 알고 놀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과 파이프(연결 채널)이 있다는 것을 어필하고, 김 위원장은 제재 완화를 위한 정상 간 회담 틀의 유지라는 목적이 서로 일치한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은 분석했다.

한편 요미우리(讀賣)신문도 이날 한ㆍ미ㆍ일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영변+알파(α)’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선 북한은 영변 핵 시설 폐기 의사를 밝혔으나 미국은 영변 이외의 우라늄 농축시설 등에 대한 폐기를 추가 요구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5곳의 우라늄 농축시설 등을 포함한 핵 시설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의 상응조치는 △북미 양측에 연락사무소 설치 △인도적 경제지원 등이 예상된다. 연락사무소 설치는 북미 국교 정상화 이후 대사관 설치를 고려한 조치로서 북한이 요구한 ‘체제 안전보장’과 맞닿아 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단계적ㆍ동시적 비핵화’를 주장하면서 “영변은 확실히 폐기할 용의가 있다. 하루 아침에 비핵화를 이루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비핵화 대상과 관련해 북한은 기존 입장에서 큰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다만 2~3주 내에 실무팀을 꾸려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만큼 북한의 ‘영변+알파(α)’ 수용 여부가 협의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안에 다시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올해 안에 4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타진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반응은 불분명하지만, 소식통들은 “연내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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