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이자 조원태 회장 모친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계열사 고문을 맡았다. 조현민 한진칼 부사장의 경영 일선 복귀에 이어 한진그룹 사태 이후 자리를 떠났던 조 회장 일가 구성원들이 하나씩 그룹 전면에 나서고 있는 양상.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곧 공식 직책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 전 이사장은 지난 6월 고 조중훈 창업주, 고 조양호 회장 추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비상장 계열사 정석기업 고문 역할을 맡았다. 정석기업은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으로 그룹 내 부동산과 건물 등을 관리하고 있다. 이 전 이사장은 2006년부터 정석기업 비상근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 전 이사장은 더불어 항공운수 보조사업을 하는 상장 계열사인 한국공항 자문 역할도 함께 맡았다. 한진그룹 측은 “이 고문이 추모사업에 더해 일우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쌓았던 문화적 소양과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 등으로 한국공항에서 진행하는 제주 사업인 제주민속촌 프로그램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이 전 이사장이 고문이라는 공식 직책을 맡게 되면서 그룹 내 입지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보유 주식 상속이 이뤄질 경우 이 전 이사장은 5.94%의 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아들인 조원태 회장의 보유 지분이 6.30%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이사회 결정 등에서 무시할 수 없는 지분 규모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한진칼 최고마케팅책임자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돌아온 조현민 부사장, 이 전 이사장이 그룹 전면에 등장하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설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최근 고가물품 밀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지만,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으면서 경영 복귀에는 걸림돌이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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