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마개를 하지 않고 집을 나섰다가 3세 여아를 물어 크게 다치게 한 폭스테리어가 훈련소로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를 일으킨 개를 안락사 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불거지는 가운데 폭스테리어의 주인은 “안락사 시킬 생각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
5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견주인 A씨(71)는 개를 경기도의 한 훈련소에 맡겼다. A씨는 지난달 21일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 지하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자신이 키우는 폭스테리어의 관리를 소홀히 해 35개월 된 여자아이를 물어 다치게 한 혐의(과실치상)를 받고 있다. 이 개는 지난 1월에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12살 남자아이를 물어 다치게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통령’으로 알려진 동물훈련사 강형욱씨는 유튜브를 통해 사고를 낸 폭스테리어를 안락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씨는 “이 강아지가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많다. 이 친구를 풀어두면 앞으로 동네 아이들을 죽이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개를 안락사 시킬 생각은 절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나는 이사할 계획이고 만약에 이사를 하지 않으면 훈련소에 개를 둘 것”이라면서 “잘못한 것은 맞지만, 특정 종을 겨냥해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게 옳은 것이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실제로 폭스테리어의 견주들은 ‘안락사’ 주장을 펼친 강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댓글을 달아 “폭스테리어를 위험한 개로 일반화시켰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한 견주는 “강형욱씨 말 하나 때문에 모든 폭스테리어들이 얼마나 눈총을 받으며 살아야 하는지 아는가”라면서 강씨의 발언이 경솔했다고 지적했다.
사고 당시 A씨는 개의 목줄을 잡고 있었지만, 목줄이 늘어나면서 개가 아이를 무는 것을 막지 못했다. 여자아이의 사타구니를 물어 상처를 입힌 폭스테리어는 입마개를 하고 있지 않았다. A씨는 경찰에 “개가 너무 오랫동안 입마개를 차고 있으니 불쌍했다”며 “사람이 없는 지하 1층 공간에서 입마개를 빼줬는데 사고가 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평소에 개에게 입마개를 하게 했는지 아닌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이슈365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