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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폭탄→휴전→협상결렬→추가 관세… 앞길도 험난

입력
2019.07.04 18:22
수정
2019.07.04 21:5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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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 협상 이르면 내주 재개… 커들로 “만나는 시점은 곧 발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1년. 그래픽=김문중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1년. 그래픽=김문중 기자

오는 6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발발 1년을 맞게 되는 가운데, 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 이르면 내주 재개된다.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휴전 및 무역협상 재개를 합의함에 따라, 지난 5월 10일 이후 두 달 만에 양측이 다시 직접 만나 머리를 맞대고 이견 조율에 나서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다음주(this coming week)에 본격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후 “정확히 언제일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미중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면서 “다음주에도 전화 통화를 할 것이고, 이를 통해 대면 협상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협상단이 만나는 시점에 대해선 ‘곧(soon)’이라고만 표현한 뒤,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무역분쟁이 흘러온 패턴을 볼 때, 이번 협상으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담판은 무역분쟁 해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기보다는 ‘확전 방지’ 정도의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6일 미국이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도 곧바로 같은 규모로 보복 관세를 매기면서 시작된 두 나라의 무역 전쟁은 그동안 ‘관세폭탄 투하→미중 정상의 휴전 합의→무역협상→결렬→추가 관세 부과’의 길을 밟아 왔다. 지난해 12월 미중 정상의 1차 휴전 이후 양측 협상단은 워싱턴과 베이징(北京)을 오가며 △1월 초~2월 말(5회) △3월 말~5월 초(3회) △ 5월 9, 10일(1회) 등 총 9차례에 걸쳐 논의했으나 매번 최종 합의엔 실패했다. 현재 미국은 2,5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고 있고, 중국 또한 미국산 수입품 1,100억달러어치에 5~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상태다.

미중 간 첨예한 대립을 빚는 쟁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국은 중국이 불공정 무역을 하고 있다면서 △시장 개방 △지식재산권 침해 중단 △자국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무역 합의의 중국 국내법 반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장 개방과 지재권 문제 등에선 어느 정도 이견을 좁혔지만, 문제는 다른 부분의 경우 타협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예컨대 ‘중국제조 2025’로 첨단기술강국을 추구하고 있는 중국으로선 보조금 문제와 관련, 미국의 요구를 ‘미래를 포기하라는 협박’으로 보고 있다. 국내법 개정에 대해서도 ‘주권 침해’라고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통신장비제조업체 화웨이 문제도 협상의 난항을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제재 완화를 시사했지만, 미 상무부는 이날 “화웨이는 여전히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며 “미 기업들의 화웨이에 대한 수출 면허 승인을 국가안보 측면에서 최고의 검증을 통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은 화웨이를 (무역협상의) 우선 순위로 정하고 장기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미국의 목표는 뒤죽박죽”이라고 꼬집었다. ‘국가안보’와 ‘상거래’라는 접근법의 차이로 트럼프 행정부 내에 심각한 분열이 있어, 미국 내에서조차 일관된 협상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ㆍ제조업 정책국장은 이날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단기간에 무역 전쟁이 끝나진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4일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미중 쌍방 간 합의가 되려면 가중 관세가 모두 취소되어야 한다”고 전제 조건을 제시, 내주 시작되는 협상 앞에 난관이 적지 않을 것임을 드러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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