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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비판 가로막은 이해찬, 손가락으로 'X' 표시하며 제지

입력
2019.07.0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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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창일 민주당 의원 정부 비판에 

 X자 표시하며 만류.. 의총 취지 무색 지적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일본 무역보복에 대해 발언하는 강창일 의원을 향해 손가락으로 발언을 마치라는 표시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일본 무역보복에 대해 발언하는 강창일 의원을 향해 손가락으로 발언을 마치라는 표시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대한민국 정부도 원칙과 명분에 집착하다 보니까 시기를 놓쳐버린 부분이 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아베 신조 정권은 치졸하다. 정치논리를 경제문제로 확산시켰다”면서도 이같이 우리 정부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러자 의총장 제일 앞줄에 앉아있던 이 대표가 강 의원을 향해 손가락으로 ‘엑스(X)’ 표시를 했다. 내부 분란을 야기할 발언은 자제하자는 취지인데, 의견 표현을 막는 과도한 처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일관계 관련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일관계 관련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의 발언에 이어 세번째로 발언을 이어갔다.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선 강 의원은 “아베 정권은 치졸하다. 정치논리를 경제문제로 확산시켰다”며 “(무역 보복이) 일본에 도움이 안 된다. 일본 언론도 아베 정권을 비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이어 “지금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지금 못하겠다. 지금 우리는 (관계를) 풀어야 하는 입장인데, 출구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본 참의원 선거 끝날 때까지 기다리자. 참의원 선거 보면서 대응책을 논의하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강 의원은 다만 “우리 대한민국 정부도 원칙과 명분에 집착하다 보니까 시기를 놓쳐버린 부분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이게(대법원 징용 판결에 따른 일본의 무역 보복 가능성) 작년 12월부터 계속되어왔던 거 아니냐. 여기에서 정치적 원칙과 명분을 가지고 정치적 문제를 풀어나갔어야 하는데, 우리는 피해자 단체들과 대화를 해 의견을 수렴하는 동안 시기가 지나버렸다”고 꼬집었다. 우리 정부의 대응도 미숙했다는 취지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일본 무역보복에 대해 발언하는 강창일 의원을 향해 손가락으로 발언을 마치라는 표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일본 무역보복에 대해 발언하는 강창일 의원을 향해 손가락으로 발언을 마치라는 표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때 의총장 제일 앞줄에 앉았던 이 대표가 각 의원을 향해 손가락으로 엑스 표시를 했다. 일부 의원은 손뼉을 크게 치면서 ‘그만하라’는 신호를 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재차 강 의원에게 발언을 그만하라며 먼저보다 손가락을 높이 올려 엑스 표시를 했고, 한 의원은 타이르듯이 “그만하시죠”라고 말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아 이거 하나만 더 말하겠다. 어떻게든 많은 일본 사람들에게 한국 정부, 국회도 한일 관계를 풀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왔다“며 발언을 마쳤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비판을 자제하자는 뜻 아니겠냐”며 “다만 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의총 취지에 어긋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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