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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 맡을 듯… 계파 갈등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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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 맡을 듯… 계파 갈등 ‘전운’

입력
2019.07.04 20:00
수정
2019.07.04 21:5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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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내달 인재영입위 출범 추진… ‘李, 후보 공천권 쥐겠다’ 의도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이인영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이인영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인재영입위원장을 직접 맡을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이 대표가 당의 브랜드를 쇄신할 ‘새 피 수혈’을 진두지휘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이지만, 총선 후보 공천권을 꽉 쥐고 있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인재영입위원장 인선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총선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서서히 시작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은 인물 선거인 만큼, 총선 결과에 무한 책임을 지는 당 대표가 인재 영입을 맡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다른 의원도 “7선 의원으로 선거에 잔뼈가 굵은 이 대표가 ‘이해찬 체제’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가 강해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최근 공천 경선 룰을 조기에 확정한 것에도 전략 공천과 비례대표 공천을 위한 인물 영입을 서두르겠다는 이 대표의 뜻이 반영됐다고 한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왼쪽)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실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당 대표에게 입당 원서를 전달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왼쪽)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실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당 대표에게 입당 원서를 전달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참신한 인물 영입’은 총선의 결정적 승부처다. 신한국당은 1996년 15대 총선 때 김영삼 당시 대통령 주도로 김문수ㆍ이재오ㆍ홍준표ㆍ이찬진ㆍ맹형규 등 스타들을 영입, ‘인물 바람’을 일으키며 정권심판론을 피하고 승리했다. 지난 20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인재영입위원장을 직접 맡았다. 민주당은 표창원ㆍ양향자ㆍ박주민 의원 등을 발굴, 인물론에서 이긴 덕분에 원내 제1당을 차지했다. 반면 계파 싸움으로 인재영입위원장을 공석으로 두는 등 인재영입에 소홀했던 새누리당은 20대 총선에서 참패했다.

이해찬 대표의 인재영입위원장 겸임에 찬성하는 쪽은 ‘인물 영입 과정에서 집권 여당 프리미엄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당의 한 의원은 “여당 대표가 직접 나서면 ‘총선에서 낙선 혹은 낙천하더라도 당이나 정부, 청와대 인재 풀에 포함시켜 폭넓게 활용할 테니, 우리 당을 선택하라’고 유효하게 설득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했다.

다만 정파성이 강한 이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것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당내 인사는 “이 대표의 선거 관여 폭이 커질수록 당이 친노(친노무현) 혹은 친문(친문재인) 일색으로 흐르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의 ‘젊지 않은 이미지’에 대한 걱정도 없지 않다. 지난 3월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 후보로 거론 됐을 땐 ‘노골적 친문 챙기기’라는 견제 목소리가 나오는 등 당내 여론이 좋지 않았다.

민주당은 8월 출범을 목표로 인재영입위 구성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달 이명수 의원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이국종 아주대 교수, 박찬호 선수 등을 접촉하는 등 인물 선점 경쟁을 일찌감치 시작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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