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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하세월 부산 ‘미월드’, 이번엔 유치권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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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하세월 부산 ‘미월드’, 이번엔 유치권 갈등

입력
2019.07.04 16:28
수정
2019.07.0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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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주인 “유치권 인정할 근거 없다”

S건설 “측량비, 인건비 등 못 받아”

2004년 개장 당시의 테마파크 ‘미월드’ 전경. 지금은 놀이시설이 모두 철거된 상태에서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한국일보DB
2004년 개장 당시의 테마파크 ‘미월드’ 전경. 지금은 놀이시설이 모두 철거된 상태에서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한국일보DB

여러 차례 땅 주인이 바뀌는 등 복잡하게 뒤얽혀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 수영구 민락동 옛 ‘미월드’ 부지가 이번에는 유치권 갈등으로 또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광안리 해수욕장이 한눈에 보이는 옛 ‘미월드’ 부지(면적 3만9,000㎡)는 2004년 놀이공원으로 열었다가 2013년 문을 닫았다. 이후 2015년 G건설사가 독일 호텔업체가 운영하는 고급 호텔 건립을 추진하던 중 2017년 부도가 나 지금을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이런 과정 거친 옛 미월드의 현 부지 소유주와 이전 소유주가 있을 당시 토목공사를 맡았던 건설업체가 유치권 갈등을 벌이고 있다. 갈등은 토목공사 업체가 이전 소유주로부터 토목공사 대금을 받기 위해 해당 토지에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토지 현 소유주 측이 해당 토목공사 업체를 현장에서 내보내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4일 부산 수영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새벽 옛 미월드 부지에 있던 토목공사 S건설 현장 사무실에 용역업체 직원 수십 명이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몰려왔다. 이들은 S건설 직원 2명을 밖으로 내보낸 뒤 문을 철제 펜스로 막고 진입을 막았다. S건설 측은 전 미월드 소유주가 파산하자 인력 배치, 측량 작업 등 현장의 토목공사를 준비하다가 발생 비용 40억원 가량을 받지 못했다며 1년 넘게 유치권을 행사하던 중이었다. 유치권은 채권자가 돈을 변제 받을 때까지 건물이나 물건 등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다.

당시 용역 직원들을 고용한 측은 현 부지소유주인 한 종교단체 연금재단으로, 미월드 부지에 고급 호텔을 건립하려다 2017년 파산한 G건설로부터 공매를 통해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현 소유주인 연금재단은 S건설의 유치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연금재단 관계자는 “착공계를 낸 것은 인정하지만 토목공사 등을 한 흔적이 없는 상태에서 거액의 공사비를 받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공매로 해당 부지를 받을 때 S건설은 유치권이 있는 업체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연금재단은 현장 사무실을 비롯한 부지 내 건물 3개 동을 철거하겠다며 허가를 관할 구청에 요청한 상태다. 이 재단은 한 개발업체와 미월드 부지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최근 계약금까지 주고 받은 상태에서 잔금을 받기 위해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는 S건설 측을 현장에서 나가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건설 측은 “착공계를 내는 등 공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측량비, 인건비 등 각종 비용에 대한 지출 명세를 투명하게 냈는데도 유치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연금재단의 주장은 억지”라며 “사업 연장을 신청해 놓는 등 새 시행사가 원활히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연금재단에 협력해 왔는데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고 말했다. 또 현행법상 유치권 행사자에게 사전 고지 없이 강제적인 방법으로 현장을 점거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건설 측은 연금재단이 정당한 유치권 행사를 물리적으로 방해했다며 불법침탈 등을 주장하며 고소장을 제출했고, 유치권 행사를 계속하기 위해 현장 사무실로의 재진입을 위해 물리적 충돌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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