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우라늄 수돗물 공급 청양군에 행정명령

“지방 상수도 기반시설 확충사업 2년 앞당길 것"

청양군청

충남도가 수돗물에서 우라늄이 기준치를 넘어 검출된 사실을 알리지 않고 수개월간 가정에 공급한 청양군에 대해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

4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매월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시행한 정기 수질검사 결과, 청양 정산정수장 물에서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이 세 차례 모두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지만 환경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검사결과 청양 정산정수장에서 지난 1월 1ℓ 당 우라늄이 67.9㎍(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 검출된 데 이어 2월과 3월에는 각각 105.7㎍/ℓ, 63.4㎍/ℓ씩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준치(30㎍/ℓ)의 2∼3배를 넘는 수치임에도 이를 두 달 동안이나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아 비난이 일고 있다.

군은 지난 2월 초 1월 분 검사결과를 받았지만 이를 주민에게 알리지 않고 검사결과표만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후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4월 3일 구체적인 내용을 공지했다.

또한 대체수원이 없다는 이유로 3월 초까지 기준치를 초과한 수돗물을 계속 공급해 1,100여 가구 주민은 이 물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청양군은 지하관정 6곳으로부터 원수를 공급받는 정산정수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대체수원으로 관정 1곳을 추가시설 했다. 문제가 된 관정 가운데 1곳에 우라늄 정수 장치를 설치하고 다른 한 곳은 폐쇄했다. 3월 중순부터 우라늄 농도가 기준치 이하로 내려가자 공급을 재개했다.

청양군은 “올해부터 검사기준이 바뀌어 우라늄이 검사항목에 추가되면서 기준치 초과사실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청양군의 늦장통보로 인해 충남도 역시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4월에야 통보를 받고 이 같은 사실을 인지했다. 또한 직접 행정명령 처분 하거나 수도법 위반을 적용, 청양군 감사실에 감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예정된 지방상수도 기반시설 확충사업을 2년 앞당기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정산정수장은 지하수를 원수로 하는 정수장으로 지하 암반에서 자연적으로 녹아 나오는 우라늄 수치가 계절적 요인에 따라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도내 다른 지하수 원수 정수장인 당진 합덕 정수장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15개 시 군 전체를 대상으로 대청댐, 보령댐 광역 상수도 사업을 조기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