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태형 두산 감독은 3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극도의 타선 침체에 백약이 무효라고 진단했다. 두산 타자들은 전날까지 3연패를 당하면서 고작 3점을 올렸다. 그러면서 3위 키움에 0.5경기 차로 추격당하는 처지가 됐다. 김 감독은 “타자들 전반적으로 타격이 안 맞고 있다. 결국 타격 사이클 문제다”고 말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안 맞을 때도 있기 때문에 슬럼프에서 빠져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결국 벼랑 끝의 두산을 구한 건 방망이가 아닌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었다. 린드블럼은 이날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3피안타 1실점으로 역투해 3-1 승리에 앞장섰다. 패했더라면 키움에 2위 자리를 내줄 뻔했던 두산은 1.5경기 차로 다시 간격을 벌리며 한숨을 돌렸다. 반면 키움은 시즌 첫 2위 등극 기회를 미루고 4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린드블럼은 시즌 13승(1패)째를 올려 2017년 세스 후랭코프가 기록했던 구단 전반기 최다승과 타이를 이뤘다. 아울러 다승과 평균자책점(1.89) 전체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탈삼진도 김광현(110개ㆍSK)을 제치고 1위로 나서 ‘트리플크라운(3관왕)’ 도전에 청신호를 켰다.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도 7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얻지 못해 시즌 4패(7승)째를 당했다.
외국인 에이스간의 맞대결답게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균형은 경기 후반에서야 깨졌다. 두산은 0-0으로 맞선 7회초 선두타자 최주환의 안타와 김재환의 볼넷, 김재호의 안타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오재일이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허경민의 밀어내기 사구로 결승점을 뽑았다. 2사 후에는 정수빈의 2타점 중전 적시타가 터지며 3-0을 만들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린드블럼이 에이스답게 잘 던졌고,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시타를 친 정수빈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키움은 8회말 제리 샌즈의 좌중월 솔로포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KT는 수원에서 삼성을 3-0으로 꺾고 창단 최다연승 숫자를 ‘7’로 늘렸다. 잠실에서는 LG가 한화를 6-1로 제압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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