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마이너스 인상안 제시… 1만원 요구 노동계와 진통 예고
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4.2%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마이너스 인상안을 제시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2일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보다 19.8% 인상한 1만원을 최초안으로 제시한 바 있어 최저임금 결정까지는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제8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 위원들은 내년 최저임금액 최초 제시안으로 올해(시급 8,350원)보다 4.2% 낮은 8,000원을 제시했다. 사용자 위원들은 “최근 2년간 30% 가까이 인상된 최저임금은 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빠른)인상속도와 높은 수준으로 인한 부정적 파급효과는 노동시장에 그치지 않고 국가 경제에 전방위적인 부담을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차례 연이어 최임위 전원회의에 불참했던 사용자 위원 중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위원 2명을 제외한 7명만 이날 회의에 복귀해 최초안을 냈다. 경영계는 2009년 최저임금을 심의할 당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5.8% 인하안을 내놓았다. 당시 최종 의결된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 2번째로 낮은 2.75%였다. 가장 낮은 인상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2.7%(1998년9월~1999년8월)다. 사용자 위원들은 최저임금 인하 이외에도 이미 전체회의에서 부결된 업종과 규모 등에 따른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위한 제도개선을 다시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최임위는 노사 양측의 최초요구안 제출을 시작으로 공익위원 중재 아래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협의해 나간다. 다음 전원회의는 4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최임위의 최종 최저임금안을 받아 8월5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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