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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원장 자리 놓고… 한국당, 3선 황영철ㆍ김재원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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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원장 자리 놓고… 한국당, 3선 황영철ㆍ김재원 ‘혈투’

입력
2019.07.04 04: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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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경선… 총선 승리 보장받는 자리 꼽혀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자유한국당 황영철(왼쪽), 김재원 의원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자유한국당 황영철(왼쪽), 김재원 의원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몫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김재원, 황영철 의원의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국회 예결위원장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들의 ‘실탄’ 배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지역구별 새해 예산 편성 과정에 예결위원장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하기 때문이다. 양보를 거부한 두 의원은 끝내 당내 경선(5일)을 치르기로 했다.

얼마 전까지 예결위원장은 황 의원에게 돌아가는 듯 보였다. 그는 지난해 초 원 구성 당시 안상수 의원과 1년 씩 예결위원장을 돌아가며 맡기로 합의, 올해 3월 물러난 안 의원 후임으로 예결위원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국회 장기 파행 탓에 예결위 전체회의 한 번 열지 못한 채 임기가 끝나버렸다. 예결위원ㆍ위원장 임기를 5월 말로 규정한 국회법 때문이었다.

황 의원은 ‘절차상 문제에 따른 임기 종료’인 만큼 예결위원장을 다시 맡는 것을 기대했지만, 김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김 의원은 자신이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따른 당원권 정지로 지난해 상임위원장 배분 논의에서 빠져야 했던 점, 황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고 대법원 최종심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들어 경선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최근 당 사무총장 하마평에 올랐을 때도 예결위원장으로 직행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두 의원 사이에서 교통 정리를 하지 못한 당 원내지도부는 경선을 택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원 구성 합의에 참여하지 못한 분이 경선 의사를 밝혔으므로 5일 의원총회에서 예결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했다. 황 의원은 탈당까지 거론하며 경선 방침에 강력 반발했다. 그는 “지난해 의원총회에서 추인된 문제를 뒤집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예결위원장이 무엇이기에 3선의 두 중진 의원이 이토록 ‘혈투’를 벌이는 것일까. 이유가 있다. 예결위원장은 국회 상임위원장들 중 ‘알짜 중의 알짜’ 자리로 꼽힌다. 연말 예산 정국 때 새해 예산안 증ㆍ감액 심사 과정에서 위원장 본인은 물론이고 당내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까지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쪽지 예산’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엄청난 권한이다. 지난해 예산 심사에서 안상수 당시 예결위원장은 지역구인 인천 중구ㆍ동구ㆍ강화ㆍ옹진군 해양박물관 건립 예산 16억원을 비롯한 46억여원을 추가로 챙겼다.

때문에 예결위원장은 다음 총선 승리를 보장받는 자리로도 꼽힌다. 심재철, 이주영, 정갑윤, 홍문표 의원 등 역대 예결위원장들은 위원장을 지낸 뒤 실시된 총선에서 높은 확률로 살아남았다.

이런 이유로 원 구성 협상 때마다 예결위원장 자리를 놓고 각 당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솔로몬의 지혜’를 짜내지 못한 의원들이 ‘위원장 임기 쪼개기’로 타협하는 것도 다반사다. 더불어민주당 몫이었던 20대 국회 상반기 예결위원장은 김현미, 백재현 의원이 1년씩 번갈아 맡았고, 19대 국회 마지막 예결위원장은 당시 새누리당의 주호영 의원과 김재경 의원이 각축을 벌인 끝에 주 의원의 양보로 김 의원에게 돌아갔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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