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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9만명 ‘급식파업’에… 학생들 응원 쪽지 이어진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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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9만명 ‘급식파업’에… 학생들 응원 쪽지 이어진 사연은

입력
2019.07.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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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의령군 의령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응원하는 쪽지를 쓰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남 의령군 의령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응원하는 쪽지를 쓰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힘내세요, 저희는 도시락 먹어도 괜찮아요. 6학년4반 00올림.”

3일 시작된 급식ㆍ돌봄교실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앞두고 일부 학교에는 학생들이 이들에게 보내는 ‘쪽지’가 붙었다. 이날 전국 3,800여개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됐지만, 학생들은 오히려 “우리의 급식은 걱정하지 말라”며 파업에 나선 비정규직 노동자 응원에 나선 것이다.

경남 의령군에 위치한 의령초등학교에는 지난달 24일 ‘사랑하는 교직원, 학생 여러분께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해당 학교의 교육공무직 일동은 대자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어 7월 3일 하루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서울 상경 투쟁에 참여하게 됐다”며 “우리 아이들이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에서 살기 위한 작은 발걸음이라고 생각하시고 너그럽게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후 학생들이 고사리손으로 쓴 쪽지가 하나 둘씩 대자보 근처에 붙었다. ‘힘내세요’라며 파업에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응원부터 평소의 고마움을 전하는 내용까지 다양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에도 파업 전날(2일) 6학년 한 학급 학생들이 23개의 응원의 쪽지를 조리사들에게 전달했다. 이는 해당 학급의 담임 교사가 이번 파업의 이유와 맥락에 대한 수업을 한 후 학생들이 쓴 쪽지로 알려졌다.

인천에서도 서흥초등학교와 남동초등학교의 학생들이 전날 직접 급식 조리실을 찾아 응원의 쪽지를 빼곡하게 붙인 편지를 건넸다. “나는 그분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빵을 먹을 것” “하나돼 파업에서 이기시길 바랄게요” 등의 내용이었다. 두 학교는 앞서 가정통신문에 이번 파업 목적을 소개하고 배려와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서흥초등학교는 “우리 학교 교육공무직 선생님들께서도 노동자로서의 권리이자 이 땅의 국민으로서 의무를 실행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시며 참여하십니다”라고 파업에 대해 설명했다. 남동초등학교는 급식 차질을 안내하면서 “잠시 불편해질 수 있으나 불편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나와 함께 사는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일임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특성화고등학생 권리연합회 페이스북 캡처
특성화고등학생 권리연합회 페이스북 캡처

학생들이 인터넷에 비정규직의 파업을 응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특성화고 학생 대표 단체인 특성화고등학생 권리연합회는 이날 서울과 경기, 인천, 대전, 경북 등 전국 회원들의 ‘파업 지지 인증샷(사진)’을 모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연합회 측은 “청소년들의 지지 인증샷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분들께 힘이 되면 좋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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