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정상 배우자 환영차담회가 열린 가든 오리엔탈 오사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의 환담 장면에서 유독 눈길을 끈 것이 있었다. 바로 김 여사가 손에 든 청록색 가방이었다. 간결한 디자인이지만 화려한 무늬와 독특한 색깔 가방은 이날 김 여사 의상의 포인트 아이템이 되기 충분했다.
이 가방은 국산 브랜드 ‘구드(gu_de)’에서 2017년 출시한 ‘엣지백’이다. 한국 디자이너인 구지혜(39)구드 대표가 2016년 설립한 구드는 아직 대중에게는 생소하지만, 해외시장에 진출하며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다. 구 대표는 3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청와대 관계자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별다른 말씀 없이 조용히 구매를 한 것 같다”며 “지인들이 알려주기 전까지 김 여사께서 우리 가방을 사용했는지 몰랐는데, 뒤늦게 알고 나니 기쁘고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김 여사가 든 엣지백은 이탈리아에서 공수한 소가죽제품으로, 가격은 69만원이라고 한다. 검은색, 와인색, 청록색까지 총 세 가지 색깔로 출시됐다. ‘김 여사 효과’ 덕분인지 검은색과 청록색 제품은 최근 완판됐다고 한다.
김 여사는 지난해 10월 이탈리아를 공식 방문했을 때도 같은 가방을 들었다. 구 대표는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엣지백은 화사한 색이면서도 디자인이 차분해 공식석상에서 활용하기 좋다고 생각하시지 않았을까 싶다”며 “국산 브랜드 활성화를 위해서도 구드 제품을 택하셨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명 ‘김 여사 백’으로 중년층 사이에 유명세를 탔으나, 구드의 주 고객층은 20대부터 40대까지다. 가격은 20만원 후반부터 70만원 대까지 다양하다. 70년대 감성의 고전적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개성 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선 아직 마니아층 위주로 소비되고 있지만, 세계 최대 쇼핑사이트인 ‘네타포르테’ 등 해외에선 30여 곳의 편집숍과 백화점에 입점했다.
구 대표는 “요즘 중저가 가방도 많고 해외 브랜드를 선호해 질 좋은 국산 브랜드 가방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최근 해외 진출과 함께 김 여사가 가방을 들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자가 구드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여사 소식으로 엣지백 관련 판매 문의가 많아 구 대표는 해당 가방의 재생산을 준비 중이다. 그는 “출시한 지 오래돼 생산을 멈췄는데, 최근 재생산을 요구하는 고객이 많아 준비 중”이라며 “빠르면 8월 초 재출시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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