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선수 없으니 재미도 없어요” 누적 관중 지난해 비해 9% 감소
식어가는 프로야구 인기는 7월의 초입에도 이렇다 할 반등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3일 현재 누적 관중은 454만0,48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7만8,577명)보다 9%나 감소했다. 경기력의 질적인 저하와 롯데, KIA 등 전국구 인기팀들의 동반 몰락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스타플레이어의 부재가 관전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현장을 찾는 야구팬들의 목소리다. 대표적인 팀이 KIA다. 최형우 정도를 제외하곤 1.5군급 라인업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확 젊어졌다. 우리의 미래다. 물론 이겨야 하지만 미래를 위한 부분도 있다. 경기를 뛰면서 경험을 쌓게 할 생각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각 마케팅 측면에서 바라보면 스타 선수를 보고 싶은 팬을 위해 존재하는 프로스포츠와는 동떨어진, 이기적인 운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균 외에 이렇다 할 프랜차이즈 스타가 없는 한화팬들도 “라인업에 이름을 모르는 선수들이 많다”며 야구장을 떠나고 있다. 한 해설위원은 “잘 모르는 선수들만 대거 포진한 팀의 전면적인 리빌딩 과정을 과연 비싼 돈을 내고 볼 이유가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유입된 여성 관중들은 룰이 복잡한 야구 경기 자체보다 선망하는 스타 선수를 직접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경우가 많았다. 노래도 좋지만 가수를 직접 보기 위해 콘서트장을 찾는 것과 같은 심리다. 프런트를 경험한 야구인은 “프로스포츠, 1군 무대는 최고 선수들이 모여 최고 기량을 뽐내는 곳이다. 육성은 기본적으로 2군에서 하는 것인데 KBO리그는 최근 몇 년 전부터 리빌딩이 주가 된 1군으로 변질됐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팬들이 입고 있다”고 말했다. 각 팀 간판 선수들은 기량과 무관하게 이런 기조에 밀려 최근 몇 년 사이 대거 퇴진했다.
리빌딩을 신봉하는 감독이나 구단 입장에선 “그럼 유망주들은 언제 크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구자욱(삼성)이나 이정후(키움)가 좋은 예다. 야구인들은 “베테랑을 배제하고 자리를 내줄 것이 아니라 베테랑과 공존을 통해서 성장하게 한 뒤 이들이 스타플레이어가 될 무렵 다시 유망주를 발굴해 선순환을 이루는 세대교체가 이상적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염경엽 SK 감독이 신구조화를 추구하는 대표적인 감독이고 성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염 감독은 “김강민, 박정권이 있어야 젊은 선수들도 큰다. 그들의 노하우는 코치들도 알려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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