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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맛빠기! 인도네시아] 쓰레기 매립장에서 시작한 한국의 인니 철도 진출史

입력
2019.07.04 04:40
수정
2019.07.04 13:4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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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철도 삼국지

※ 인사할 때마다 상대를 축복(슬라맛)하는 나라 인도네시아. 2019년 3월 국내 일간지로는 처음 자카르타에 상주 특파원을 파견한 <한국일보>는 격주 목요일마다 다채로운 민족 종교 문화가 어우러진 인도네시아의 ‘비네카 퉁갈 이카(Bhinneka Tunggal Ikaㆍ다양성 속에서 하나됨을 추구)’를 선사합니다.

위에서 내려다 본 자카르타의 첫 경전철과 자카르타 도심의 야경.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위에서 내려다 본 자카르타의 첫 경전철과 자카르타 도심의 야경.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2017년 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북부 쓰레기 매립 및 폐기물 처리장 부지에 컨테이너 건물이 들어섰다. 처음 상륙한 적도의 나라, 13명의 한국인이 둥지를 틀었다. 자카르타 경전철(LRT) 1단계 건설에 나선 한국철도시설공단 직원들이다. 하태길 지사장은 “(현지 협력업체의) 업무 속도가 느리고 품질도 기대에 못 미쳐 애를 먹었다”고 했다.

자카르타의 첫 경전철 차량기지 안에 있는 관제센터.
자카르타의 첫 경전철 차량기지 안에 있는 관제센터.

해외에서 주로 감리 수주에 나섰던 공단이 철로를 타국에 시공한 건 인도네시아가 처음이다. 덕분에 20개가 넘는 우리나라 중소 협력업체가 해외 진출의 꿈을 이뤘다. 비슷한 시기에 현지 업체가 건설한 수마트라섬 팔렘방 LRT가 잦은 고장에 시달리면서 “철로도, 열차도 한국 기술이 최고”라는 반사 이익도 누리고 있다. 최근엔 LRT 건설을 치하하는 공로상도 받았다.

하태길(오른쪽) 한국철도시설공단 인도네시아지사장이 자카르타 첫 경전철 건설의 성공적 수행을 인정받아 지난달 21일 자카르타 자산관리공사 관계자로부터 공로상을 받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하태길(오른쪽) 한국철도시설공단 인도네시아지사장이 자카르타 첫 경전철 건설의 성공적 수행을 인정받아 지난달 21일 자카르타 자산관리공사 관계자로부터 공로상을 받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자카르타 시민들이 지난달 16일부터 무료 시승 행사를 하고 있는 자카르타의 첫 경전철 열차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고 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자카르타 시민들이 지난달 16일부터 무료 시승 행사를 하고 있는 자카르타의 첫 경전철 열차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고 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붉은 띠가 돋보이는 열차는 우리나라의 김포 LRT를 그대로 들여왔다. 무인(無人) 운행인 김포와 달리 운전사가 있고, 에어컨 용량이 크다는 정도가 다르다. 객차 한 량당 20개 좌석인 두 량짜리 열차는 최대 270명(적정 194명)을 태울 수 있다. 최고 시속 80㎞, 보통 시속 60㎞로 달린다. 현대로템이 제작했다.

자카르타의 첫 경전철 차량기지 안에 있는 열차 세척장.
자카르타의 첫 경전철 차량기지 안에 있는 열차 세척장.

오늘도 공단 직원들은 다음 수주를 위해 밤늦게까지 회의를 하고 있다. 현재 LRT 서너 개, 일반 철도 두세 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자카르타 LRT는 신(新)남방 정책의 교두보다. 그 철길이 인도네시아를 넘어 베트남 등 아세안으로 뻗어나가길 기대한다.

자카르타의 첫 경전철 무료 시승 행사에 참여한 자카르타 시민들 표정.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자카르타의 첫 경전철 무료 시승 행사에 참여한 자카르타 시민들 표정.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자카르타=글ㆍ사진 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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