郡, 3억 들여 추가발굴
28개의 고분군이 밀집한 전남 영암군 내동리 쌍무덤은 고대 마한시대 최상위 수장층의 고분으로 확인되면서 영산강 유역 고대사회 백제와는 또다른 실체를 밝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영암군은 지난 4월부터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영산강 유역 마한문화권 개발기본계획’을 통한 시종면 내동리 쌍무덤(전남도 기념물 제83호)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영산강 유역 고대 마한시대 최상위 수장층의 고분으로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내동리 579-1번지 쌍무덤 조사는 전남도 산하기관인 전남문화관광재단 전남문화재연구소가 맡았고, 2일 오후 현장설명회도 가졌다.
영암군이 지난해 시굴조사를 시작으로 전반적인 고분의 축조양상으로 파악했고 올해 정밀 발굴 조사로 고분의 분형과 주구 및 매장 주체시설을 확인한 셈이다.
조사결과 고분의 분형은 주구의 형태로 살펴볼 때 방대형으로 확인됐으며, 6기의 매장시설(석실 1기, 석곽 3기, 옹관 2기)이 중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토유물은 석곽에서 큰칼 (대도ㆍ大刀)를 비롯해 자라병, 유공광구소호(有孔廣口小壺) 등 다양한 토기와 곡옥, 대롱옥 등을 포함한 수 백점의 유리구슬이 출토됐다. 고분 주구에서 동물형 형상식륜도 출토돼 일본과의 교류관계를 알 수 있다. 형상식륜은 일본 무덤에서 확인되는 유물로 주구나 봉분주변에 둘러서 세워두는 동물(닭ㆍ말 등)이나 인물 등을 흙으로 만든 토제품 등을 말한다.
이번 조사에서 금동관편의 확인은 주목할 만하다. 금동관편 중에는 유리구슬과 영락(瓔珞ㆍ달개로 불리고 금동관 등에 매달은 얇은 금속판으로 된 장식)이 확인됐다. 이는 나주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국보 제295호)에 장식된 유리구슬과 매우 유사하다.
문화재연구소 최근 연구자료에 따르면 신촌리 금동관은 백제보다는 대가야의 양식에 신라적인 요소를 띠고 있어 백제와 구분되는 마한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최고의 위세품으로 확인됐다. 이는 당시 영산강 유역 마한사회 내동리 쌍무덤에 안치된 피장자의 지위나 권위는 나주 신촌리 고분의 피장자와 더불어 이 지역 일대 최고의 귄력자로 추정했다.
영암군과 재단은 올해 발굴 조사로 확인된 성과를 바탕으로 마한문화가 백제와는 다르고, 신라와는 차별되는 마한 문화권 개발사업을 본격추진 될 예정이다.
전동평 영암군수는 “영암지역 마한 문화유적을 토대로 고분군의 보존정비, 마한공원 조성 등 역사문화관광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사업비 3억원을 긴급 편성하고 문화재청 허가를 얻어 추가발굴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문화재연구소는 호남 고대사의 근간인 마한이 고대국가의 주도 세력이었음을 밝히기 위해 ‘영산강유역 마한사회와 백제의 유입’을 주제로 오는 5일 담양리조트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마한사회 연구자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되는 이번 학술대회는 최성락 목포대 명예교수의 특별강연을 시작으로 전진국 충북대 강사, 정동준 성균관대 강사, 김진영 문화발전연구소장, 박수현 호남문화재연구원 선임연구원, 강은주 전남대 박물관 학예사, 이영덕 호남문화재연구원장 등이 참여한다.
학술대회는 ‘가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온 호남 고대사의 근간인 ‘마한’을 새롭게 평가하고 그 정통성을 확립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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