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추격자’ 키움과 KT가 굳건할 것 같았던 순위 판도를 뒤흔들 조짐이다. 키움은 내야수 서건창과 마무리 조상우, KT는 주축 타자 강백호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를 만나서도 흔들림 없이 연승을 이어갔다.
키움은 2일 고척 두산전에서 6-3 역전승, SK와 2강 체제를 형성했던 2위 두산을 0.5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최근 주춤한 두산을 만난 장정석 키움 감독은 이날 맞대결을 앞두고 “그동안 우리보다 위에 있는 팀들이 매우 잘했다”면서도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면 (위로 올라설) 기회는 오지 않을까”라고 2위 쟁탈전에 의욕을 보였다. 반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키움을 만난 김태형 두산 감독은 “히어로즈만 만나면 경기가 꼬인다”며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라고 경계했다.
이날 맞대결은 연승과 연패 중인 두 팀의 상반된 분위기를 반영하듯 경기가 흘러갔다. 두산이 4회초에 선제점을 내고, 6회초에 2점을 추가하며 3-0 리드를 잡았지만 키움은 6회말 반격에서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대거 6점을 뽑아 단숨에 뒤집었다. 이후 키움은 불펜진과 야수들의 호수비로 3점 차 승리를 지켰다. 장 감독은 경기 후 “타자들이 중요한 순간 장타를 터뜨려 분위기를 바꿨고, 야수들의 좋은 수비로 투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만년 하위 팀 KT는 창단 후 최다인 6연승을 질주하며 5강 진입을 가시권에 뒀다. KT는 이날 수원 삼성전에서 3-3으로 맞선 6회말 심우준과 이대형의 밀어내기 볼넷에 힘입어 5-3로 2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KT는 연승 행진을 6으로 늘렸고, 5위 NC가 KIA에 3-5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NC와의 경기차도 2경기로 줄였다. KT의 6연승은 2015년과 2016~17년 두 시즌에 걸쳐 작성한 5연승을 넘어선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이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면서 “순위 싸움의 고비라기 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로 팀을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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