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림동 여경’ 동영상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길에서 취객을 제압하던 여경이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게 화근이었다. “세금이 아깝다”, “여경을 없애라”는 거친 비난까지 나왔지만, “만약 동영상 속 경찰관이 남성이었어도 그렇게 욕을 했겠느냐”는 반격도 있었다.
급기야 ‘여경 무용론’으로 커지던 논란은 ‘여성 혐오’로까지 번지며 성 대결 양상으로 치달았는데.
1일 오후 방송되는 MBC‘스트레이트’는 여경들이 치안 일선에서 맞닥뜨리는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이나 취객들을 통제하는 곳곳에서 여경은 욕설을 듣고 성희롱을 당하기 일쑤였다. “욕먹는 게 일상”이라는 어느 파출소 소속 여성경찰관의 한숨, 그들이 처한 현실을 한마디로 드러내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찰의 470여 가지 직무 가운데, 76%가 성별 구분이 무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대상 범죄가 느는 추세에서, 여경의 필요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경들은 조직 내에서도 천덕꾸러기 신세. 전체 경찰관 중 여성은 10% 남짓. 절대 다수인 남성들로부터 사실상 동료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하는 일도 비일비재.
남녀를 구분해 채용하는 경찰관 임용제도 탓에 여경들은 남성경찰보다 채용 전형의 평균점수와 합격선이 훨씬 높다. 그런데도 여경은 부서 배치와 승진 등에서도 여전히 차별의 벽 앞에 좌절한다. 추락하기만 하는 대한민국 여성경찰관의 위상, ‘스트레이트’가 현실을 진단하고 대책을 모색한다.
진주희 기자 mint_pea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