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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 엿새 전 예견한 방송 ‘성지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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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 엿새 전 예견한 방송 ‘성지글’ 되나?

입력
2019.07.0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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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현 전 장관 “트럼프 대통령 친서 공개와 DMZ 방문 일정 보고 판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19주년 기념 특별토론회, 기로에 선 한반도의 운명, 내일은 없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19주년 기념 특별토론회, 기로에 선 한반도의 운명, 내일은 없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고되지 않았던 지난달 30일 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을 정확히 예견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발언이 화제다. 정 전 장관은 정상들이 만나기 엿새 전 회동 시간, 장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행동 등을 정확하게 예측해 감탄 대상이 됐다.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점친 한 페이스북 이용자의 글도 ‘성지글(어떤 일을 미리 예상해 주목을 크게 받아 누리꾼들이 찾아오는 게시물)’로 회자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지난달 2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오후 2시쯤 비무장지대(DMZ)로 들어가는 걸로 알려졌다. 두세 시쯤 판문점 경계선 사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북쪽 지역으로 못 넘어갈 이유는 없다. 세계적인 뉴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 동안 있었던 일이 전부 다 정리가 되면서 새로운 북미 협상 가능성의 대문이 활짝 열리는 상황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지난달 23일 북한 언론이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공개하면서 “흥미로운 내용에 대해서는 신중히 생각을 해보겠다”고 언급한 것과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기간 DMZ를 간다는 소식 등을 종합해 북미 정상회담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같은 달 30일 오후 3시46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문을 열고 나온 트럼프 대통령과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출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MDL을 사이에 두고 대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악수를 한 뒤 MDL을 넘어 북쪽으로 김 위원장과 함께 스무 걸음을 걸어갔다. 두 정상은 이어 다시 남쪽으로 함께 넘어온 뒤 문재인 대통령과 남ㆍ북ㆍ미 3자 회동을 가졌고, 자유의 집에서 53분간 정상회담도 했다.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2, 3주 안에 북미 간 실무회담을 시작하겠다며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한 사실도 공개했다.

정 전 장관의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은 것이다. 그러나 한때 그의 주장은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정 전 장관의 발언 이후 한미 주요 언론들이 청와대와 백악관에 거듭 확인했으나 “북미 정상회담 계획은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기 때문이다. 북한전문가들 역시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후 교착상태에서 북미 정상 간 만남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김 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면서 정 전 장관의 예측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하지만 같은 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제안하는 트윗을 올리면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다시 커졌다. 북미 정상회담이 없다는 한미 정부의 설명은 회담 성공을 위한 화려한 연막작전이었던 셈이다.

최근 수필 ‘이렇게 살아도 돼’를 출간한 칼럼니스트 박철현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미리 언급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을 받았다. 일본에 머물고 있는 그는 지난달 25일 “누군가는 당연히 예상하는 것이겠지만 간만에 성지글 등록합니다. ‘트럼프 답방해서 판문점 갈 때 김정은 판문점에 모습 드러낸다’에 14.99엔 겁니다(150원쯤이야 후훗)”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당시 북미 정상회담을 예상한 이유에 대해 1일 “일본인들은 사증(비자)만 받으면 자유롭게 북한을 갈 수 있는데 6월 중순부터 개성 및 판문점 관광 일정이 모조리 취소됐다. 알아보니 모종의 움직임이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회담 당일 오전까지도 “저의 외교안보채널을 동원해 알아본 결과 DMZ 회동은 어렵고 전화통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을 언급하면서 “외교안보채널이 있는 국회의원보다 칼럼니스트의 예상이 더 정확했다”며 강 의원을 비꼬기도 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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