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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환 국민청소년수련마을 원장 “청소년에 호연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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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환 국민청소년수련마을 원장 “청소년에 호연지기를”

입력
2019.07.08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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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예언가로 불리는 이주환 국민청소년수련마을 원장이 경북 경주에서 청소년수련시설을 조성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행복 예언가로 불리는 이주환 국민청소년수련마을 원장이 경북 경주에서 청소년수련시설을 조성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건천인터체인지(IC)에서 28번 국도와 지방도(문복로)를 따라 승용차로 약 1시간 가량을 달리자, 거대한 청소년수련시설이 시야에 들어왔다. 경북 경주시 산내면 문복로 1280의8 일대에 들어선 이 수련원은 캠핑장과 콘도형 숙소 및 집라인, 카누 등의 다양한 레저·체험 시설을 갖췄다. 5일 이곳에서 만난 이주환(75) 국민청소년수련원장은 “국민 행복과 건강에 기여하겠다는 거창한 명분에 혹해서 한 일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잡풀만 무성했던 황무지가 35년의 세월을 거쳐 종합수련원으로 재탄생된 배경은 그랬다. 이 원장은 이어 “불혹의 나이에 신라 화랑이 심신을 수련하던 곳에서 청소년에게 호연지기를 길러주기 위해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 시설은 뒷편엔 신라의 화랑과 김유신 장군의 얼이 깃든 것으로 알려진 단석산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이곳이 환골탈태한 건 순전히 태권도 9단인 이 원장 덕분이다. “1984년 당시 그 동안 모았던 돈을 탈탈 털어 13만2,000㎡의 황무지를 매입해 청소년수련마을 조성에 나서 11년만인 1995년 5월5일 어린이날에 정식 개장했다”며 “그 동안 돈이 생길 때마다 추가로 부지를 확보, 지금 수련마을 부지는 50만㎡(상암축구경기장의 약 70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선 시설 인근 지역에 축제가 열리면서 연인이나 가족단위 방문객도 늘고 있다.

지금은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각인됐지만 수련원의 탄생까진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이 원장은 “수련원을 설립하겠다고 나서자 주변에선 모두 ‘미친 짓’이라며 손가락질을 해댔다”며 “비난도 많이 받았다”고 35년전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도를 수련한 태권도인으로서 청소년에게 필요한 길터주기에 나서야 한다는 이 원장의 다짐을 꺾을 순 없었다. 이 원장은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길러줄 수 있는 산 교육장을 태권도 발상지인 경주에 만들자고 결심했다”며 “가진 돈에 맞춰 시작하다 보니 고생도 많았지만 청소년과 그 가족들이 최고의 심신수련장이라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청소년시절부터 관심이 많았던 국민계몽운동의 영향도 컸다. 이 원장이 농촌청소년계몽운동에서부터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게 된 청소년을 위한 재건중학교 창설, 울산청소년선도위원회 구성 등 다양한 청소년 교육활동에 몰두한 이유다. 이 원장의 특기는 밑천으로 활용됐다. 그는 지방에 연 태권도장에서 7,400여명의 유단자를 길러냈고, 그때 모은 돈으로 수련원까지 설립했다.

청소년수련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그는 때때로 사회적인 편견에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다. 그는 “툭 하면 터지는 청소년 관련 시설 사건사고 때문에 멀쩡한 시설까지 도매금으로 욕을 먹는 일이 다반사인데, 정부도 무슨 일이 생기면 사후약방문식 규제만 할 게 아니라 인센티브 제공 등 적극적인 육성책이 있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매일 1만보 이상 걸으면서 수련마을 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청소년수련이란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입장객 중 청소년 비율 60% 이상을 철칙으로 지킨다.

그는 남은 인생도 청소년들을 위해 보낼 작정이라고 했다. 그는 “내일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여생을 다 바치겠다”며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청소년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주=글·사진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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