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성민이 영화 '비스트'로 돌아왔다. "누구나 가슴 속에 짐승 한 마리씩 있지 않냐"면서도, 자신의 성격과 너무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며 느낀 어려움을 털어놨다. 하지만 직접 연극계 선배 배우를 추천하는 등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한 그다.
이성민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누구나 속에 짐승 한 마리 키우고 있지 않나. 배우가 그런 거 같다. 오래 연기를 해왔는데 결국 배우는 자기 생긴 대로 캐릭터를 받고 연기를 하고 사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배우의 숫자만큼 캐릭터가 있다고 믿고 있는데 이성민이라는 배우에게 장점인 부분이 있을 거고 단점이 있을 거다. 자신이 있고 없는 부분이 있을 거다"라며 "그런 지점에서 '비스트' 같은 류의 캐릭터는 자신이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아마 많이 힘들어한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성민은 "다르게 생각하면 배우로서 자신 없어 하는 부분, 주저했던 부분의 한 지점을 경험해보는 기회도 됐다. 살짝 가보니까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길이다.(웃음) 힘들더라. 나에게 풍부한 걸 꺼내는 건 괜찮은데 맞지 않는 걸 꺼내는 건 쉽지 않더라"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영화를 힘을 주면서 봤다. 왜 '비스트'였는지 영화를 보면서 이해를 했고 감독님이 왜 현장에서 몸부림을 쳤는지 이해를 했다"며 "이 영화의 끝에 캐릭터가 어떤 모습인지를 초반에는 모르니까, 영화를 순서대로 찍는 것도 아니니까 여러 버전을 찍었다"고 회상했다.
이성민은 이번 촬영을 하면서 스태프들 덕에 힐링이 됐다면서, "(현장에서) 배우가 덜 힘든 사람들인데 스태프들이 너무 고생했다. 건강하고 착한 친구들이어서 그들 덕분에 잘 찍고 왔던 거 같다"고 말했다.
'비스트'에는 대중에겐 다소 낯선 배우 이송희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성민이 직접 감독에게 추천한 배우다.
그는 "이정호 감독님이 캐스팅 할 때 익숙하지 않은 걸 좋아한다. 시나리오도 영화도 액션도 마찬가지다. 어떤 역할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그런 사람을 절대 안 쓴다. 그래서 캐스팅도 오래 걸리고 힘들었다"고 밝혔다.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작품을 준비한 이성민은 문득 이송희가 떠올라 사진을 보여줬다. 이정호 감독은 반색하며 바로 연락을 하라고 했다고.
이성민은 "너무 좋았다. 행복했다. 내가 20대, 30대 때 흔한 말로 대구 1등이셨던 분이다. (연기로) '누가 1등이냐' 할 때 꼽았던 선배다. 연기를 너무 잘하는 선배"라면서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비스트'는 지난달 26일 개봉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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