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리 기업인들의 간담회가 열리는 30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속속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백여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돼 삼엄한 경비 속에서 굳은 표정으로 등장한 이들은 별다른 입장 전달 없이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10시 시작되는 회견을 앞두고 정의선 부회장이 가장 먼저 오전 8시쯤 호텔 로비로 들어왔다. 8시 10분쯤에는 구광모 회장을 대신해 권영수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권 부회장은 “무슨 말을 할지 한번 들어봐야 한다”는 짧은 답과 함께 회견장으로 들어갔다.
뒤이어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입장했다. 이 부회장은 차량에서 혼자 내린 뒤 아무런 말 없이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말씀을 하실지 들어보려 한다”며 “한국 기업의 투자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도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허영인 SPC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한성숙 네이버 대표 등도 도착했다. 이 중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째 만남을 갖는 신동빈 회장은 “추가적인 대미 투자 방안 몇 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주요 참석 인사들은 8시 40분을 전후로 모두 입장을 마쳤다. 이번 간담회 주요 의제는 한국 기업들의 미국에 대한 투자 확대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일본이나 영국 등 다른 나라를 방문했을 때도 현지 기업인과 간담회를 갖고 미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달라고 압박한 바 있다.
당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주요 기업들에 ‘반(反) 화웨이’ 전선 동참 요구를 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29일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화웨이 압박 완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이날 회동에서도 화웨이 관련 논의 비중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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