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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광화문 지나자 “땡큐 트럼프”, “노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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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광화문 지나자 “땡큐 트럼프”, “노 트럼프”

입력
2019.06.29 21:27
수정
2019.06.2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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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8시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환영 집회에 참가한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차량(가운데)이 청계 광장 옆을 지나자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
29일 오후 8시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환영 집회에 참가한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차량(가운데)이 청계 광장 옆을 지나자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29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 모인 환영 집회에선 “땡큐 트럼프”라는 구호가 반대 집회가 열린 광화문 교보문고 앞 도로에는 “노 트럼프”라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오후 8시쯤 트럼프 대통령 행렬 선두에 선 경찰 오토바이가 시야에 나타나자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속도도 빨라졌다. 도로를 따라 늘어선 참가자들은 ‘더 비스트(The Beastㆍ야수)’라고 불리는 미 대통령 전용 리무진 ‘캐딜락 원’이 눈앞을 지나자 도로와 인도 사이에 배치된 경찰들에 밀착해 환호성을 질렀다. 청계광장과 대로 세종대로 맞은 편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땡큐 트럼프”, “유에스에이(USA)” 등을 외치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미국 국가와 함께 흘러나왔다.

환영 집회를 주최한 우리공화당과 천만인무죄석방본부는 이날 5만명이 청계광장으로 나왔다고 추산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한미동맹 강화해 자유민주주의 지켜내자”, “박근혜를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태극기뿐 아니라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를 함께 들고 나온 참가자도 있었다.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고 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석방되리라고 확신한다”며 “이미 미국 대사와 미국 대통령에게도 이야기했다”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말했다.

29일 노 트럼프 범국민대회에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
29일 노 트럼프 범국민대회에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

같은 시각, 광화문 우체국 건물을 사이로 정반대 풍경이 펼쳐졌다. 세종대로사거리 북쪽에서는 트럼프 방한 반대 집회에 참가했던 이들이 차량 행렬을 향해 “노 트럼프(No Trump)”를 외쳤다. ‘노 트럼프 범국민대회’ 사회를 맡은 이종문 민중공동행동 사무처장이 오후 7시쯤 “트럼프가 우리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공항에서 헬기를 타고 이동했다고 한다”며 집회 종료를 알렸지만, 집회에 참석했던 일부 단체 회원들은 세종대로 인근에서 트럼프 대통령 행렬을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 집회에서는 대북제재 중단 및 싱가포르 합의 준수 등 북미관계에 대한 요구뿐 아니라 사드 철수 등 다양한 요구가 등장했다. 이종희 소성리 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농사가 바쁜 시기지만 성주에 쇠말뚝을 박은 원흉인 트럼프가 온다기에 인사라도 하기 위해 올라왔다”며 “미국은 (사드 배치라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우리의 모든 법질서를 무력화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사드 배치를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이에 호응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1,000여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오후 8시 5분쯤 청와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함께 청와대 녹지원을 산책한 후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가용한 인력을 전부 동원할 수 있는 최고 수위 비상령인 ‘갑(甲)호 비상령’을 발령한 경찰은 만찬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광화문 광장 및 주변 인도에 대한 통제를 계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묵는 서울 시내 한 고급 호텔 주변에는 경찰 버스를 이용한 ‘차벽’과 철제 펜스 등이 설치됐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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