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어떤 대화 나눴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하고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무역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달랐다. 시 주석은 “핵심이익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협상은 어디까지나 평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기업을 공정하게 대우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려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어려움 극복하고 양국 관계 호전될 것
미중 관계는 올해 수교 40주년을 맞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에서 “미중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 중 하나”라고 운을 뗐다. 이어 수교 이후 40년간 국제정세와 양국관계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거론하면서 “하지만 기본적인 사실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양국 관계가 약간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건 쌍방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미중 간 이견은 있지만 상호 이익의 폭이 넓고 협력의 영역이 넓은 만큼, 충돌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고 서로 촉진하고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중국 방문 당시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아주 대단한 중화문명과, 중국이 이룩한 매우 위대한 성취를 제 눈으로 직접 봤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중국에 대한 적개심이 전혀 없고, 양국 관계가 좋아지길 바란다”며 “시 주석과의 소중한 관계를 유지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원한다”고 말했다. 또 “양국 정상이 정한 원칙과 방향에 따라 조화와 협력, 안정을 기조로 한 미중 관계를 공동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역협상, 中 평등 vs 美 공정
이처럼 서로 상대를 치켜세우며 테이블에 마주 앉은 양 정상은 회담의 핵심주제인 무역협상으로 화제가 바뀌자 서서히 분위기가 달아오르며 날 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시 주석은 “미중 경제무역 협력의 본질은 상호 이익”이라며 “미국과 중국은 큰 이익을 주고받으며 협력의 파트너가 돼야 중국에도 유리하고 미국에도 좋고 전 세계에도 도움이 된다”고 선공을 날렸다. 이어 “중국은 미국과 계속 협상하고 이견을 통제할 용의가 있지만, 협상은 평등해야 하고 상호존중을 구현해야 한다”면서 “주권과 존엄성을 다루는 문제에서 반드시 중국의 핵심 이익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통해 양국 간 무역균형을 잘 해결하고 양국 기업에 공정한 대우를 해주길 희망한다”면서 “미국은 중국 수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더 이상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중국이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늘리길 바란다”며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무역협정을 체결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맞받아쳤다.
유학생 교류 증진,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
이외에 시 주석은 “중국 기업과 중국인 유학생을 공평하게 대우하고, 양국 기업의 경제무역 투자 협력과 양국 인민의 정상적 교류를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다”면서 “중국 유학생들이 미국으로 유학 온 것을 항상 환영해 왔다”고 화답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 시 주석은 중국 정부의 일관된 원칙을 밝혔다. 이에 트럼프는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관심을 중시한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에서 “북미 정상의 대화와 접촉을 지지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북미 양측이 유연한 행보로 조속히 대화를 재개하고 상호 관심사 해결의 실마리를 찾길 희망했다. 또 “중국은 이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중요성을 중시한다”고 답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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