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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국장, 이민자 부녀 익사 사진에 “아빠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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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국장, 이민자 부녀 익사 사진에 “아빠 잘못”

입력
2019.06.29 11:39
수정
2019.06.2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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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쿠치넬리 미 시민이민국(CIS) 국장대행이 지난 27일 CNN방송에 출연한 모습. CNN 캡처
켄 쿠치넬리 미 시민이민국(CIS) 국장대행이 지난 27일 CNN방송에 출연한 모습. CNN 캡처

미국과 멕시코 국경 리오그란데강을 건너려다 숨진 엘살바도르 출신 부녀 사진에 대해 미 이민당국 책임자가 이민자 본인의 잘못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민 정책에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켄 쿠치넬리 미 시민이민국(CIS) 국장대행은 2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부녀 사진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정책의 상징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사실 그 반대”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국경에서 그런 비극에 접하는 이유는 그 아빠가 합법적인 방식으로 망명 절차를 기다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가 강을 건너기로 결심한 것 때문에 자신도 죽고 그 딸마저 비극적으로 숨졌다"라고 했다.

쿠치넬리 대행은 또 “우리가 망명 시스템에서 그러한 유인 요소를 완전히 고칠 때까지 그 아빠와 같은 사람과 아이들이 끊임 없이 이런 위험한 여정을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아시아 순방에 나서기 전 취재진이 부녀 사진에 대해 묻자 "난 그것을 싫어한다"며 “제대로 된 이민법이 있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텐데 민주당의 방해로 힘들어졌다”고 해명했다.

24일 멕시코 접경지역인 마타모로스의 강에서 엘살바도르 국적인 여자아이 발레리아와 그의 아버지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6)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AP 연합뉴스
24일 멕시코 접경지역인 마타모로스의 강에서 엘살바도르 국적인 여자아이 발레리아와 그의 아버지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6)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AP 연합뉴스

하지만 중미 이민자들이 국경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문제 삼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페이스북에 “트럼프의 이민 정책은 잔혹하고 비인간적”이라고 했고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진을 보고도 폭력과 박해를 피해 더 나은 삶을 위해 위험한 여정에 나선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인 론 존슨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 조차 “미국 국경에서 이와 비슷한 사진이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의회 차원의 조치를 촉구했다.

앞서 엘살바도르 출신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5)와 그의 23개월 딸 발레리아는 지난 23일 멕시코 국경 지대 인근 리오그란데강을 헤엄쳐 미국에 불법 입국 하려다 익사했다. 발레리아가 아빠의 목을 끌어안은 채 숨져 있는 비참한 사진이 공개되며 전세계에 충격을 던졌다.

이달부터 시민이민국장을 맡은 쿠치넬리는 공화당의 강성 보수 인사 중 하나로 이민 정책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그는 버지니아 주의원 시절 불법 이민자가 미국에서 출산한 아이에게 시민권을 주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적이 있으며, 불법 이민자 자녀의 주립대학 입학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불법 이민자에 대해 '들쥐 가족'이라고 막말을 퍼부은 전력도 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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