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는 현실이 됐다. 류현진(32ㆍLA 다저스)이 '투수들의 무덤'에서 시즌 최악의 투구로 무너졌다. 시즌 10승엔 또 실패했고, 개막부터 이어 온 6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투구 행진도 중단됐다. 평균자책점도 1.27에서 1.83으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원정경기에서 5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안타 9개를 맞고 7실점했다. 볼넷은 1개, 탈삼진은 4개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5-2로 앞선 5회말 5실점한 뒤 조 켈리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교체됐다. 올 시즌 최소이닝 투구다. 다저스가 콜로라도에 9-13으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2패(9승)째를 당했다.
1회초 타선 지원으로 3점을 안고 오른 류현진은 1회말 선두타자 찰리 블랙몬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언 데스몬드를 중견수 플라이, 데이비드 달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2사 후 ‘천적’ 놀란 아레나도에게 일격을 당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월 2점 홈런을 맞은 것. 2회말에는 크리스 아이아네타에게 우중간 큰 타구를 맞았지만 중견수 알렉스 버두고의 슈퍼 캐치로 한숨을 돌렸다.
3회말엔 첫 삼자범퇴 처리를 했고, 4회초엔 버두고의 2점홈런으로 5-2로 격차를 벌려 안정을 찾는 듯했다. 4회말엔 무사 1ㆍ3루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악몽의 5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선두타자 개릿 햄프슨에게 2루타를 내준 데 이어 대타 팻 발라이카에게 초구 78.8마일 체인지업을 던지다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계속해서 블랙몬과 데스몬드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5-5 동점. 이어진 무사 2루에서 류현진은 달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맞고 망연자실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가 류현진을 내려보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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