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대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 예정됐던 한러 정상회담에 또다시 2시간 가량 늦었다. 가뜩이나 오후 10시 45분에 시작키로 해 ‘심야 정상회담’이 예상됐는데, 푸틴 대통령이 지각하면서 ‘새벽 정상회담’이 됐다. 정상회담은 날을 넘긴 29일 0시 36분에야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비롯한 지역 정세와 양국간 실질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양 정상간 회담은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 계기 회담을 시작으로 이번이 5번째다.
문 대통령은 특히 푸틴 대통령이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러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내용을 공유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당초 전날(28일) 오후 10시45분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직전에 열린 러시아ㆍ프랑스 정상회담이 40분 가량 늦게 시작하면서 이후 러시아 측 일정이 순차적으로 지연되면서 늦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서 열린 G20 정상회의 문화공연 및 정상만찬이 1시간 가량 늦어지면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도착이 늦어져 러불 정상회담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각한 데 대해 별다른 설명이나 사과의 말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회의나 자국에서 개최되는 양자회담 등에 예정 시간보다 늦게 나타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9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회담에는 2시간 30분 가량 늦었다.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는 약 4시간 늦게 나타나기도 했다. 반면 4월 북러 정상회담 때는 푸틴 대통령이 회담장에 30분 일찍 도착해 김 위원장이 영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사카=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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