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심상정 교체’ 합의, 민주·한국당이 특위 위원장 맡기로
나경원(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8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본회의 관련 원포인트 합의문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28일 원포인트 국회 본회의를 열고 이달 말로 임박한 정치개혁·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 기간을 8월 31일까지 두 달 연장했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이 특위위원장 배분과 위원 수 조정에 전격 합의하면서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입맛에 맞는 일정만 참여하던 태도를 바꿔 모든 상임위 활동에 전면 복귀하기로 했다. 지난 24일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문이 의원총회를 거치며 휴지조각이 된 뒤 ‘선별적 등원’에 대한 여론비판이 거셌다. 이에 따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사태 이후 두 달 넘게 이어진 국회 파행에 뒤늦게 마침표가 찍혔다.

이인영 민주당·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이달 30일 끝나는 정개·사개특위 활동 기간을 8월 말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정의당과 민주당이 각각 맡고 있던 두 특위의 위원장을 원내 1·2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이 가져가되, 민주당이 7월 초 의원총회를 통해 어느 특위를 선점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또 정개특위는 한국당 위원을 1명 더 늘려 민주당 8명, 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 2명 등 총 19명으로 구성토록 정수를 조정했다.

원내대표들은 이어진 각 당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합의 내용을 무난히 추인 받았다. 이후 국회는 원포인트 본회의를 개최해, 특위 활동 기간 연장과 정개특위 구성 변경 안을 가결시켰다. 이와 함께 민주당 몫인 운영·기획재정·행정안전·여성가족위 등 4개 상임위 위원장을 이인영·이춘석·전혜숙·인재근 의원으로 각각 교체하는 안도 통과됐다.

이로써 국회는 3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4월 5일) 이후 84일 만에 사실상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포인트 합의지만, 더 큰 합의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받아들여달라”고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날치기된 패스트트랙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한 걸음을 디뎠다”며 “아직 모든 의원이나 국민께 동의를 받을 정도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우리 당은 일단 상임위에 전면 복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28일 열린 제369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사개특위 활동기한 연장의 건을 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위 활동 기간을 단 이틀 남기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날 합의는 민주당과 한국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민생법안 통과가 시급하기 때문에 국회 정상화를 조건으로 한국당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했다고 볼 수 있다. 제1야당을 배제한 채 장기간 국회를 끌고 가는 것에 대한 여당으로서의 부담도 합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엔 우리가 양보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향후 국회에서 민주당의 입장을 관철하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할 일이 태산인 국회를 거부한 채 무작정 민심을 거스르기엔 한국당의 부담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으로선 지난 24일 국회 정상화 합의 번복 이후 국회 복귀 명분이 필요했다. 이미 올라탄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강행 처리를 저지할 방법이 난망한 상황에서, 특위 구성을 바꿔 합의 처리를 최대한 늦추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합의문엔 적시하지 않았지만 여야는 특위 위원장을 양보할 경우 소위 위원장은 가져오는 식의 물밑 합의를 이뤘다.

이날 한국당 의원총회는 “우리가 얻은 게 하나도 없다”는 성토가 쏟아지며 급기야 원내 지도부 불신임까지 거론됐던 지난 24일 의총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는 후문이다.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은 “대체로 ‘합의를 잘 해 왔다’며 나 원내대표를 격려했다”고 전했다. 아직 북한 소형목선 귀순 관련 국정조사, 경제실정 청문회 개최 등 여당과 협의할 사항이 남아있는 만큼 이날 나 원내대표는 특위 활동 기한 연장에 국한한 ‘원포인트 합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달 여 만에 모든 상임위 활동에 전면 복귀하겠다고 선언한 자체가 사실상 완전한 등원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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