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31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낮아졌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된데다,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코픽스 지수도 새로 개편되면서 종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여 하반기 주담대 금리는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9년 5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주담대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93%로 한 달 전(2.98%)보다 0.05%포인트 내렸다. 은행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0월(3.31%) 이후 7개월 연속 하락 중인데, 지난달 금리는 2016년 10월(2.89%) 이후 31개월 만에 최저치다.
가계대출 금리의 주요 지표로 통하는 5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4월 1.94%에서 지난달 1.88%로 내리며 주담대 금리도 뒤따라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1년 만기 은행채(AAA)도 4월 1.84%에서 지난달 1.79%로 0.05%포인트로 떨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 수요가 위축되면서 은행도 자금 조달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수신 금리도 내려가고, 또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인 은행채 발행 시 금리도 떨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향후 주담대 금리는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먼저 7월부터 변동 주담대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코픽스 지표가 개편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대출금리 산정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에 반영하지 않았던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저축성 예금을 비롯한 결제성자금 등을 반영키로 했다. 이 효과만으로도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0.27%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시중금리는 더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한편 지난달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연 3.49%로 4월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이 신용대출 확대 경쟁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일반 신용대출 취급 비중이 커진 영향이다. 가계대출에서 금리가 3.0% 미만인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8.3%로 한 달 전(34.2%)보다 높아졌다.
기업대출 금리는 3.67%로 4월보다 0.04%포인트 내렸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3.47%로 0.06%포인트, 중소기업은 3.79%로 0.04%포인트 각각 빠졌다.
가계ㆍ기업ㆍ공공 및 기타부문 대출을 모두 합한 은행의 전체 대출 평균 금리는 3.62%로 0.03%포인트 내렸다. 은행 저축성수신 금리는 1.86%로 0.02%포인트 하락했다.
제2금융권 대출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을 제외하고 일제히 내렸다. 상호저축은행 대출금리(10.42%)는 0.08%포인트 올랐다. 반대로 신용협동조합(4.65%)은 0.07%포인트, 상호금융(4.14%)은 0.02%포인트, 새마을금고(4.56%)는 0.05%포인트씩 빠졌다. 예금금리는 상호저축은행(2.36%)이 0.04%포인트 상승한 반면 신용협동조합(2.56%)과 상호금융(2.30%), 새마을금고(2.54%)는 모두 0.02%포인트씩 하락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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