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에 들어설 전북금융타운 조감도. 전북은 제3의 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 혁신도시 내에 전북금융타운을 조성할 방침이다. 전라북도 제공

지역 균형발전을 목표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정식 공포된 것은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10월이었다. 이듬해 4월 법이 시행되면서 혁신도시 추진이 본격화한 시점부터 10년 이상이 흘렀다. 지역별로 혁신도시를 지정하고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대대적으로 이전했다. 지역을 혁신거점으로 발돋움시키는 첫 발은 뗐지만, 기관 이전 과정 잡음, 현지 부동산 가격 상승, 구도심 쇠퇴 등과 같은 문제도 야기했다.

대안으로 마련된 것이 이른바 ‘혁신도시 시즌2’다. 문재인 정부는 참여정부가 대대적인 공공기관 이전과 함께 추진했던 혁신도시 구축 사업을 발전시킨 혁신도시 시즌2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전의 혁신도시 사업이 공공기관의 이전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즌2는 정착환경 조성과 지역의 역량을 결집한 혁신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이 담겼다는 측면에서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시즌2, 혁신성장 거점 육성 관건 

혁신도시 시즌2 정책은 과거와 달리 지역을 혁신성장의 거점으로 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역으로 인구가 유입될 수 있도록 정주 여건을 마련하고 기업과 지역 인재를 유치할 수 있도록 성장거점화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기존 혁신도시 정책 추진의 한계로 지적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시즌2는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국가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손꼽힌다. 국가혁신클러스터는 시도별로 혁신도시, 산업단지 등 지역에 존재하는 핵심거점들을 연계해 조성하는 혁신거점 육성정책을 말한다. 국가혁신클러스터가 지정되면 혁신프로젝트, 기업투자 유치,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할 수 있게 된다.

국가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더라도 신규 거점 개발은 최소화하는 것도 특징이다. 대신 혁신도시, 산업단지 등 기존에 조성된 거점을 중심으로 거리, 면적 등을 고려해 최적의 조합을 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역별 대표산업과 관련해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마중물로서 지역 산학연이 참여하는 대형 컨소시엄을 추진하고 있다. 또 국가혁신클러스터의 혁신 성장을 견인할 지역 중핵기업 182개 기업을 선정하고, 2022년까지 투자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 선진국의 클러스터 조성 
미국 워싱턴주 렌턴에 위치한 보잉 조립공장 계류장에 보잉 737 맥스 기종이 세워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해외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클러스터 조성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높다. 독일, 미국 등 선진국에선 주요 도시를 특정 산업의 클러스터로 삼아 해당 지역을 세계적인 산업 지역으로 탈바꿈시키기도 했다.

대표적인 곳이 독일 함부르크의 항공산업 클러스터다. 함부르크 항공 클러스터는 미국 시애틀, 프랑스 툴루즈에 이어 전 세계 민간 항공업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조성돼 있다. 에어버스, 루프트한자 테크닉, 함부르크 공항 등 3대 주요 항공기업을 중심으로 300여개 이상의 중소협력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독일은 클러스터 조성에 힘입어 항공산업 분야 기술적ㆍ경제적 성장을 이뤄냈다. 또 독일 내 항공 산업 종사자 중 절반 가까이가 함부르크에서 고용이 되는 등 성과를 냈다.

우주항공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미국 워싱턴주도 대표적인 클러스터 성공 사례 중 하나다. 워싱턴주는 1916년 보잉사가 설립된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항공산업지역으로 성장했다. 군용 비행기를 제작하다 종전 이후 상업용 여객기 제조, 우주산업 등으로 산업을 확장하면서 항공우주 분야까지 선도하게 됐다. 여기에 우주항공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이 활성화되면서 항공 분야를 공부하려는 인재들이 워싱턴주로 모여들고 있다. 항공산업이 워싱턴주 경제에 기여한 금액은 2015년 기준 857억달러(한화 약 99조원)로 추정된다. 2011년에는 워싱턴주 전체 수출업 매출 중 3분의 1 이상이 항공산업 분야로 기록되기도 했다.

 ◇ 국가혁신클러스터의 미래 

정부는 기존의 혁신도시에 클러스터를 조성해 함부르크와 워싱턴주 사례처럼 해당 지역을 혁신성장의 거점으로 삼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또 2022년까지 가족동반 이주율을 58%(2017년 기준)에서 75%까지 끌어올리고 혁신도시 주민들의 삶의 질 만족도를 52점에서 70점으로 올리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국가혁신클러스터 정책 추진을 위해 2018~2019년에만 예산 1,617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번 사업이 성공을 거둘 경우 2024년까지 신규 고용 1만785명, 사업화 매출 2조8,000억원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목표대로라면 지역인재 채용률은 13%에서 30%로, 입주 기업은 232개에서 1,000개로 늘어나게 된다.

다만 혁신도시 시즌2의 성공을 위해서는 클러스터를 이룬 혁신주체들 간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필요하다. 또 정부는 정부 자금이나 부동산 등에 매몰되지 않고 혁신생태계를 이루는 방법을 국가혁신클러스터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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