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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중국 인민군 연구 협력”… 트럼프 말대로 스파이 역할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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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중국 인민군 연구 협력”… 트럼프 말대로 스파이 역할 했나

입력
2019.06.27 17:53
수정
2019.06.27 22: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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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논문 공동저술 최소 10건”… 화웨이 “직원 개인 활동, 회사는 무관”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9’ 행사장 앞에 ‘5G is ON(5G는 이미 현실이 됐다)’의 문구가 적힌 화웨이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상하이=AP 연합뉴스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9’ 행사장 앞에 ‘5G is ON(5G는 이미 현실이 됐다)’의 문구가 적힌 화웨이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상하이=AP 연합뉴스

중국 통신장비제조업체 화웨이의 일부 직원이 최근 10여년간 중국 인민해방군과 최소 10건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는 곧바로 “직원들의 개인적 참여였을 뿐이며, 회사는 전혀 몰랐다”면서 중국군과의 공동 프로젝트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이 회사를 상대로 “중국 정부의 ‘스파이’ 역할을 한다”고 공격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주장을 어느 정도 뒷받침하는 정황인 만큼, ‘화웨이-중국군 연계 의혹’을 둘러싼 진위 논란은 한층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6년 이후 화웨이 소속 직원과 인민해방군의 공동 연구논문이 최소 10편 발견됐다. 주제는 인공지능(AI)과 무선통신 등의 분야였다. 통신은 표절 방지를 위해 축적ㆍ공개된 전 세계 연구자용 온라인 논문 검색 데이터베이스, 정보통신(IT) 업계 정기간행물 검색 등을 통해 해당 논문들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2009년 학술세미나에서 발표된 ‘위치정보 대조ㆍ분석에 쓰이는 지리정보 시스템의 기원과 전망’ 논문에는 화웨이 재단 직원인 리제(Li Jie)가 제1저자, 인민해방군 산하기관이 제3저자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또 의사가 심장 신호를 더 잘 감지하도록 하는 방법과 관련, 2013년 공개된 다른 논문은 화웨이 직원 저우지안(Zhou Jian)과 인민해방군 병원이 공동 저자였다.

화웨이 측은 “회사는 직원 개인의 활동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글렌 슐로스 화웨이 대변인은 “회사는 인민해방군 산하 기관과 연구협력(R&D)이나 파트너십 등을 맺고 있지 않다”며 “전 세계 민간 표준에 부합하는 통신 제품만 개발ㆍ생산하며 군용 제품은 만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방부는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해당 논문들에 대해 “화웨이라는 기업과 중국 군대의 긴밀한 관계를 증명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인력 측면에서의 중첩은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ㆍ네트워킹의 최강자(화웨이)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는 훨씬 더 중국군과 가깝다는 징후”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무조건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해 왔던 화웨이와 중국군의 태도를 반박한 것이다. 특히 통신은 “화웨이 직원과 군 기관이 (같은 기간) 발표한 논문 수천 편 중 10편을 찾은 것뿐이고, 화웨이 직원은 18만명”이라면서 실제로는 더 광범위한 협력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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