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창의ㆍ자율 강조… 조직에 새 바람”… LG그룹 구광모 회장 1년 합격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창의ㆍ자율 강조… 조직에 새 바람”… LG그룹 구광모 회장 1년 합격점

입력
2019.06.28 04:40
21면
0 0
29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국내 최연소 대기업 총수 구광모 LG 회장. LG그룹 제공
29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국내 최연소 대기업 총수 구광모 LG 회장. LG그룹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9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급작스런 별세로 당시 40세의 구 회장이 국내 4대 대기업 중 한 곳인 LG의 총수가 되자, 재계에선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구광모 체제에 대한 그룹 안팎의 점수는 후하다. 40대 젊은 총수답게 ‘실용과 미래’를 내세우면서 LG의 혁신과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 취임 이후 LG 그룹 전반에 불필요한 형식과 격식이 사라지고 창의와 자율을 중요시하는 수평적이고 역동적인 조직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변화의 시작은 구 회장이었다. 그룹 지주회사 ㈜LG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 후 취임식을 과감히 생략한 것은 물론이고, 지난달 20일 구본무 전 회장의 1주기가 지나고 나서야 회장 집무실로 자신의 짐을 옮기는 등 기존 관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임직원들에게 ‘회장’ 대신 ‘대표’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고,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지로 LG의 융복합 연구개발(R&D) 클러스터인 마곡 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연구원과 직접 대화에 나선 것도 그룹 내에서 회자되고 있는 모습 중 하나다. 각 계열사별로 사원부터 부장까지 5단계로 돼 있던 직급체계를 3단계로 간소화했고, 주 1회 실시했던 완전자율복장제도를 전 근무일로 확대하는 등 실용주의를 택한 것도 구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었다.

순혈주의를 과감히 깨뜨리면서 인재 영입을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인 것도 지난 1년 LG가 보인 변화 중 하나였다.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취임 직후 LG화학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것이 시작이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 창립 이래 71년만에 처음으로 최고경영자가 된 외부 인사였다. ㈜LG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베인&컴퍼니 홍범식 대표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역대 임원 인사 중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는 134명의 신규 임원을 발탁한 것도 LG의 기존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LG 관계자는 “내외부 인재들이 융합하고 협력해 균형 있는 변화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라며 “동시에 총수의 막강한 인사권을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구 회장은 비핵심 사업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가 자동차부품,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성장동력을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연료전지 사업을 청산하고, LG디스플레이가 자동차용 조명에 집중하기 위해 일반용 조명 사업에서 철수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7월 LG전자의 ‘로보스타’ 경영권 인수, 9월 LG화학의 미국 자동차용 접착제 전문업체 ‘유니실’ 인수에, LG생활건강의 미국 화장품업체 ‘뉴에이본’ 인수,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등은 신성장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물론 구 회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말끔하게 해소된 건 아니다. 무엇보다 지난 1년간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긴 했지만 자신만의 경영 화두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소송전 등 그룹 안팎의 이슈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도 관심거리다. 재계 관계자는 “전세계 기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 1년이 구 회장에게 워밍업 단계였다면 이제부터는 실질적인 성과물을 조금씩 내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