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변호인, “수면무호흡증, 기관지확장증, 역류성식도염 등 9개” 주장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건강상태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서 법원에 보석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호소한 각종 ‘병명’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올해 3월 법원에 신청한 보석이 받아들여져 자택에 머무르는 상태다.
서울대병원 측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암병동 특실에 입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고열 등 감기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암 등 위중한 병으로 입원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평소 9개의 질병을 앓고 있다고 주장해온 바 있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이 올해 2월 법원에 제출한 보석관련 의견서에는 수면무호흡증을 비롯해 기관지확장증, 역류성식도염, 위염, 제2형 당뇨병, 탈모, 황반변성 등 9개의 병명이 적혀 있었다. 특히 변호인은 이 전 대통령의 오래된 질병인 수면무호흡증이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정도가 심해졌다고 강조했다. 당시 변호인은 “이 전 대통령이 밤에 1~2시간마다 깨어나고, 한 번 깨면 30분 이후에나 잠이 드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며 “분절된 수면 도중에 양압기(호흡 재활 치료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위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변호인 측은 또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부정맥 발생빈도가 2~4배 높고 뇌졸중 발생가능성 또한 5배 가량 높다”며 수면무호흡증의 돌연사 위험성도 언급했다. 보석 관련 의견서에도 “수면무호흡증이 계속되고 누적되면 심장에 상당한 부담을 줘 돌연사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피고인의 병명 및 건강상태는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다”라고 부각시켰다.
이에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지난 3월 이 전 대통령의 보석 청구를 조건부로 인용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건강 문제를 이유로 한 이른바 '병보석'에 대해서는 "구치소 내 의료진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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