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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의 ‘자식’이었던 코웨이의 매각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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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의 ‘자식’이었던 코웨이의 매각 스토리

입력
2019.06.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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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웅진그룹 제공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웅진그룹 제공

“실패한 기업인도 재기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윤석금(74) 웅진그룹 회장은 지난 해 10월 코웨이 인수를 직접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3년 1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던 코웨이를 5년 9개월 만에 다시 사들이겠다고 선언하는 자리였다. 웅진그룹은 올해 3월 코웨이 인수절차를 마무리하고 ‘웅진코웨이’의 새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윤 회장은 힘겹게 되찾은 회사를 인수한 지 3개월 만에 도로 시장에 내놓았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매각을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웅진 관계자는 “어렵게 인수한 웅진코웨이를 다시 매각하게 돼 송구하다”며 “렌털 시장의 원조로서 웅진코웨이 매각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지만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웅진그룹과 웅진코웨이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웅진그룹의 코웨이 매각 지분은 25.08%이며, 매각 자문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인수 당시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온 게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다시 사기 위해 1조6,000억원을 빚으로 조달했다. 한국투자증권이 1조1,000억원을 대출했고 웅진씽크빅이 5,000억원어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빚은 늘었는데 웅진코웨이 인수 직후 태양광 사업을 하는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주사인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떨어지는 악재가 발생했다. 결국 웅진코웨이 매각을 통해 부채를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윤 회장은 1989년 생활가전기업으로 설립한 코웨이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1997년 외환위기로 국내 정수기 방문판매 시장이 크게 위축됐을 때 그는 렌털이라는 독특한 판매 방식을 국내에 처음 도입해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으로 시장을 넓혔고 부동의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윤 회장이 건설, 태양광 등으로 무리하게 사업 범위를 넓히면서 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맞았고 코웨이는 2013년 1월 그룹사 중 가장 먼저 MBK에 매각된다.

이후에도 윤 회장은 코웨이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MBK는 코웨이를 웅진으로부터 사들일 당시 인수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 웅진이 국내에서 정수기 판매 사업을 할 수 없도록 한 ‘경업금지’ 조항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윤 회장은 2017년 1월 ‘경업금지’ 기간이 지나자마자 ‘웅진렌털’ 이라는 독자 브랜드로 정수기 사업을 다시 시작하며 코웨이 인수를 선언했고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해 되찾아오는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윤석금 회장이 자식을 되찾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당시에도 웅진이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무리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결국 3개월 만에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한편 업계는 매물로 나온 코웨이의 기업 가치가 6년전보다 더욱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2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5,200억원이다. 인수 후보로는 LG, 롯데, CJ 등 대기업을 포함해 국내외 사모펀드가 꼽힌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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