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의 딸과 결혼했던 홍은위 정재화의 유물이 일반에 공개된다.
수원시는 26일 정조대왕의 매제이자 사도세자의 부마(왕실의 사위)였던 홍은위 정재화(1754~1790)의 후손이 정재화 관련 유물 1,014점을 수원화성박물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유물은 정재화 초상화와 홍은위 고신교지(관직 임명 문서), 녹패(녹봉 지급 문서), 고급 호패(신분증) 등이다. 정재화의 8세손 정원찬씨가 직접 전달했다.
정 선생의 아내 청선공주(1756~1802)와 그들의 후손과 관련된 유물들이어서 조선 왕실 부마 후손 집안을 연구할 수 있는 희귀한 사료로, 가치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조선 왕실 부마의 전신(全身) 초상화는 지금까지 존재가 알려진 적이 없었다. 필선의 섬세함이나 표현 등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화는 ‘사미인곡’, ‘관동별곡’ 등을 지은 송강 정철의 9세손이다. 정조의 막내 여동생인 청선공주와 1766년(영조 42년) 혼인해 ‘흥은부위’의 작위를 받은 정재화 선생은 1899년 ‘흥은위’로 추봉됐다.
청선공주와 사이에서 1남 2녀를 뒀고, 오위도총부 도총관을 지냈다. 정조대왕은 용모가 준수하고, 처신이 신중했던 정재화를 많이 아꼈다고 전해진다. 1795년(정조 19) 수원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열린 혜경궁홍씨의 회갑연에는 정재화의 아들인 정의(鄭漪, 1782~1832)가 작고한 아버지 대신 어머니 청선공주를 모시고 두 여동생과 참석하기도 했다.
또 왕이 하사한 서적과 왕이 주관한 행사에 참여한 기념으로 만든 각종 갱진첩, 정조대왕이 친부 사도세자의 무덤인 영우원에 친필로 써서 세운 비석을 탁본해 왕실 장황으로 꾸민 족자 등 귀한 유물이 많다.
사도세자 추모 사업의 하나로 만든 ‘용주사봉불기복게’와 ‘불설부모은중경’ 등 정조대왕의 효심이 담긴 유물도 다수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가보를 기증해주시기까지 고민도, 아쉬움도 무척 많으셨을 것”이라며 “소중한 유물의 가치가 더 빛날 수 있도록 잘 보존하고, 시민들에게 가치를 알리겠다”고 약속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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