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육상선수권 100m 우승
“9초대 목표로 숫자 9만 생각해요”
“맞바람이 불든, 뒷바람이 불든 전광판에 무조건 숫자 9를 찍겠습니다.”
아쉽게 자신이 보유 중인 한국기록(10초07) 경신에는 실패했지만 김국영(28ㆍ국군체육부대)는 자신감이 넘쳤다. 맞바람과 악천후에 가로막혔지만 결국엔 9초대를 찍겠다는 다짐이다.
김국영은 26일 강원 정선종합운동장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제73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부 100m 결승에서 10초18(풍속 0.1m/s)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김국영은 전날 오전 열린 예선에서 10초22(풍속 0.2m/s), 오후 준결승에서 10초12(-0.3m/s)를 뛰며 결승에서 한국 신기록 수립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이날 오후 내리기 시작한 비로 인해 기록 단축에는 실패했다.
준결승 경기 후 본보와 만난 김국영은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다. 이날도 맞바람이 불어 기록 단축에 실패했지만 두 번 연속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했다. 그는 “신기록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이번 대회에 왔다”면서 “9초대 몸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바람이 계속 안 도와줬지만 집중하면 모른다. 내일을 기대해 달라”고 했지만 이번엔 아쉽게 비에 가로막혔다.
김국영은 사실 이번 전국육상선수권만을 바라보고 경기를 준비해왔다. 그는 “선수권은 한국의 1인자를 가리는 대회인 만큼 타이틀 방어도 하면서 이번 대회에서 신기록에 도전하고 싶었다”며 “이 시합에 사활을 걸었다”고 고백했다.
그의 자신감에는 다 이유가 있다. 최근 바꾼 주행기법 때문이다. 김국영은 100m를 49보에서 48보에 뛰며 1걸음을 줄였다. 지난해 50보에서 49보로 줄인 것까지 합하면 2걸음이나 줄인 것이다. 보 수를 줄인 만큼 보폭이 커져 후반 질주에서도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김국영의 설명이다. 그는 “사쿠마 카즈히코 국가대표팀 코치님의 ‘힘을 세게 준다고 빨리 뛰는 게 아니다’라는 말씀에 최근 주행 테크닉을 바꿔 반복 연습을 계속했다”며 “예전엔 스타트에서 밀리면 후반에 자신이 없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후반 질주에 더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비록 9월 카타르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기준 기록(10초10), 내년 도쿄 올림픽 기준 기록(10초05)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김국영은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 무조건 9초대를 바라보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이제 거의 다 왔다”며 “9초대에 진입하면 나머지 기준 기록은 자연스럽게 달성하는 것이기에 무조건 숫자 9만 보겠다”고 힘차게 말했다.
정선=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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