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의 기차여행・버스여행] 시외버스를 타고 통영에 갔다
‘스카이라인루지 통영’의 트랙2 ‘헤라’ 코스 주행. 한두 번으로 만족할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장마와 함께 들이닥칠 무더위,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힌다. 즐겁자고 떠났다가 더위 먹고 고생할까 두렵다. 그래서 준비했다. 루지ㆍ케이블카ㆍ섬, 무더위를 날려 버릴 통영의 3색 여행지를 소개한다.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통영행 시외버스를 타다

통영은 기차역이 없지만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노선이 촘촘히 연결돼 있어서 접근이 편리하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통영종합버스터미널까지 고속버스로 4시간10분가량 걸리고, 우등고속버스 요금은 3만5,000원이다. 교통비를 조금이라도 아낄 요량이면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통영행 일반 시외버스를 타는 방법도 있다. 고성을 경유하기 때문에 20분 정도 더 걸리지만, 2만6,200원의 착한 요금에 28석 우등 버스라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 운행 횟수가 적기 때문에 시외버스 통합 예매 사이트(txbus.t-money.co.kr/main.do)에서 예매가 필수다. 통영에 내리자마자 141번 시내버스(약 30분 간격 운행)로 30~40분을 이동해 ‘스카이라인루지 통영’에 도착했다.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통영행 일반 시외버스를 타면 20분 정도 더 걸리지만, 우등고속버스에 비해 요금은 8,000원가량 아낄 수 있다.
◇신나는 지그재그 체험 ‘스카이라인루지 통영’

스카이라인루지는 경주용 얼음 썰매 루지를 개량한 놀이시설이다. 1985년 뉴질랜드 로토루아를 시작으로 퀸스타운, 캐나다 몽트랑블랑, 싱가포르 센토사 섬, 캐나다 캘거리에 이어 2017년 세계 여섯 번째로 대한민국 통영에 개장했다. 이름은 루지지만 바퀴가 달린 무동력 카트다. 핸들 바를 앞뒤로 작동시키며 주행한다. 개장과 동시에 선풍적 인기를 끌어 요즘도 한 두 시간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다.

‘스카이라인루지 통영’의 트랙1 ‘단디’ 주행.
나선형으로 돌아가는 ‘단디’ 코스.

표를 끊고 스카이라이드(5인승 리프트)로 올라가 카트를 운전해서 내려온다. 오르는 동안 눈앞에 펼쳐지는 한려수도의 섬과 바다 풍경이 압권이다. 카트에 탑승해 간단한 작동법을 배우고 신나게 달린다. 트랙은 총 2.1km로 ‘단디(트랙1)’와 ‘헤라(트랙2)’가 있다. 지그재그 커브를 즐기려면 트랙1, 한려수도의 수려한 경치를 가까이에서 보려면 트랙2를 선택하면 된다. 출발점에서 도착점까지 고도 차는 100m. 급속 하강의 짜릿함이 은근 중독성 있다. 세 번에서 다섯 번은 타야 직성이 풀린다.

최근 리프트를 기존 32개에서 41개로 증설해 기다리는 시간이 한결 줄었다. 주말(금ㆍ토요일과 공휴일)은 야간에도 운영한다. 3회권 2만3,000원, 4회권 2만7,000원, 5회권 3만원이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한려수도 비경…통영 케이블카

루지 건너편은 통영 케이블카다. 케이블카가 놓이기 전까지 힘겹게 등산했던 미륵산을 지금은 10분 만에 편안히 오른다. 케이블카가 움직이자마자 탑승객의 눈이 바빠진다. 초 단위로 변화하는 광경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상부 역사 전망대에서 통영의 멋진 풍광을 구경하고, 기념 사진 명소 스카이워크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하다.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미륵산 정상까지는 다시 10분 정도 걸으면 된다. 전혀 힘들지 않다. 곳곳에 포토존과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어서다.

통영케이블카를 이용하면 10분만에 미륵산 정상 부근에 닿는다.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의 스카이워크.
미륵산 정상.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에서 10정도 걸으면 된다.

미륵산 정상(461m)은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다.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한려수도의 비경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통영케이블카 왕복 탑승료는 성인 1만4,000원, 현장 구입만 가능하다.

◇꿈속에서나 볼 법한…아름다운 소매물도

통영까지 가서 섬 한군데 들르지 않으면 섭섭하다. 연대도ㆍ만지도를 비롯해서 비진도ㆍ 연화도ㆍ욕지도 등 통영에는 경치가 뛰어난 섬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 으뜸은 소매물도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통영항에서 뱃길로 1시간30분. 오전 6시50분 배로 들어갔다가 오후 12시30분 혹은 4시40분에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매물도에 내리면 선착장~마을~가익도 전망대~소매물도 분교(폐교)~관세역사관~망태봉~공룡바위 전망대~등대섬 전망대~열목개~등대섬 순으로 돌아온다. 왕복 3.1km, 2시간30분에서 3시간가량 소요된다.

통영 출항 소매물도행 한솔해운 엔젤3호.
매물도 관세역사관. 밀수 감시초소로 쓰던 건물을 개조했다.
소매물도에선 길 안내판도 작품이 된다.

마을에서 생수를 사서 등대 길을 천천히 걷는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섬이 5~6개로 보이는 가익도 전망대와 옛 소매물도 분교를 거쳐 관세역사관을 관람한다. 관세역사관은 1970년대 후반 남해안의 해상 밀수를 근절하기 위해 설치한 감시초소를 개조한 건물이다. 다시 발길을 옮겨 소매물도 정상 망태봉(152m)에 서면 상쾌한 바람이 이마의 땀방울을 식혀 준다. 어유도ㆍ거제 망산ㆍ매물도ㆍ홍도ㆍ공룡바위ㆍ등가도ㆍ글씽이굴ㆍ소구을비도 등 한려수도의 섬 군락이 빚어내는 풍경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개중에서도 쿠크다스 CF를 찍은 등대섬은 비경 중의 비경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아름다움의 결정체다. 망태봉 외에도 각 전망대마다 다른 각도에서 한려수도의 절경이 펼쳐진다. 소매물도에도 하루 두 번 ‘모세의 기적’이 펼쳐진다. 바닷물이 빠지면 소매물도와 등대섬 사이 70m 몽돌길이 열린다. 열목개를 건너 등대섬에 오르면 다시 한번 곱디고운 섬과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소매물도 망태봉 전망대.
발길 닿는 곳마다 절경이다.
소매물도에서 본 등대섬. 쿠크다스 CF를 찍은 곳으로 유명하다.
하루 두 번 소매물도와 등대섬 사이 몽돌길이 열린다.
등대섬에서 바라본 소매물도.

소매물도 승선권 예매는 한솔해운(hshaewoon.co.krㆍ055-645-3717). 주중 3회, 주말 5회 운항하며 성인 왕복 요금은 3만2,700원이다.

박준규 기차여행/버스여행 전문가 http://traintrip.kr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이프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