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이 26일 오전 시청 5층 브리핑실에서 ‘혁신으로 다진 1년 대한민국 미래로 도약하는 3년’이라는 주제로 민선 7기 1년 시정 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시장은 최근 고향인 전남 함평에서 발생한 1인 시위자 폭행 사건과 관련, 조직폭력배인 가해자를 전무로 고용한 건설업체 대표를 광주FC 이사로 추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 광주시 제공

이용섭 광주시장이 최근 고향인 전남 함평에서 발생한 1인 시위자 폭행 사건 때문에 뜻하지 않은 구설에 오르고 있다. 사건 이후 조직폭력배인 가해자를 전무로 고용한 함평지역 건설업체 대표를 이 시장이 시민구단인 프로축구 광주FC 이사로 추천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26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FC는 지난 4월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이사 3명을 선임했다. 시가 광주FC 운영과 관련해 이사를 14명에서 17명으로 늘린다는 이사진 확대 개편 방침을 세운 데 따른 것이다. 광주FC는 이에 따라 당시 신임 이사 3명을 선임하는 방안을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려 함평에 본사를 둔 A건설 대표 B씨 등 3명을 이사로 뽑았다. 이사 임기는 3년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에 새 이사로 선임된 B씨 등은 이 시장이 추천했다”고 말했다. B씨는 이 시장과 같은 고향인 함평 출신이다.

그러나 B씨가 지난 11일 발생한 함평군청 앞 1인 시위자 폭행 사건의 가해자인 조직폭력배 김모(40ㆍ구속)씨를 자신의 회사 전무로 고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B씨에 대한 이사 추천 및 검증을 두고 시청 안팎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감지된다.

현재 B씨는 함평군이 발주한 학교면 농공단지 조성 공사를 하청 받아 공사를 하면서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군에 부당한 설계변경을 요구하고, 군에서 추진한 골프장 건설과 관련된 반대 시위를 하면서 대형 확성기 소음으로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특히 B씨가 함평경찰서 소속 C경위와 수억 원대 돈거래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이미 함평 지역에선 “C경위가 친구 사이인 B씨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 있다. 이른바 건설업자와 경찰 유착설이다. B씨는 또 해당 농공단지 공사를 원청업체로부터 불법으로 일괄하도급을 받았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축구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B씨가 과연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갖고 광주FC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데 적합한 인사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체육계의 한 인사는 “B씨가 몇 년 전 모 광주시체육회 소속의 한 정회원종목단체 회장을 맡았지만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아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고 이런 이유 등으로 인해 회장직을 그만 둔 것으로 안다”며 “B씨에 대한 지역 여론이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가 광주FC 이사 추천과 검증 등을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 광주시는 B씨 등 이사 추천 명단을 임시 주주총회 하루 전날 오후가 돼서야 광주FC 사무국에 넘겨줬다. 광주FC 차원에서 B씨 등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주주들도 임시 주주총회 당일에야 신임 이사 추천 명단을 받아봤다. 이 명단에는 추천된 이사 후보들의 현 직업만 기재돼 있을 뿐 별다른 경력 사항도 적혀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추천 후보들에 대한 적격성을 따져 볼만한 자료가 없었던 것인데, 이를 두고 주주들이 광주시가 시키는 대로 거수기 역할만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부실 이사 추천ㆍ검증’ 논란의 중심에 광주FC 구단주인 이 시장이 서게 되면서 뒷말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광주 FC는 시민주 공모를 통해 창설된 만큼 공공기관 못지 않게 투명한 이사 추천과 그에 따른 철저한 검증이 뒤따라야 하는데도 시가 이를 간과한 건 이해할 수 없다”며 “특히 이 시장은 자신이 추천한 B씨가 비리 의혹에 휩싸인 만큼 부실한 이사 추천과 인사 검증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시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B씨에 대해 조속히 후속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시장은 이에 대해 “지인 중 누군가가 (B씨를)추천해 줘서, 담당 부서 같은 데에 (명단을) 넘겨주고 무슨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검토한 뒤 별 문제가 없으면 (추천)해라고 했는데, 그 이후에 어떻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B씨가 함평에서 사업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를 본 적은 없다” 고 해명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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