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등 6개 단체 회원 150여명이 25일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종차별성 혐오 발언을 한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잡종’, ‘튀기’라고 표현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정헌율(61) 전북 익산시장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정 시장에 대한 비판의 글과 영상이 쏟아지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다문화 인권을 지켜 달라’는 글이 올라와 파문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달 11일 익산시가 후원한 다문화가족 체육 행사에서 발단이 됐다. 이 자리에는 중국과 베트남 등 다문화가족 6백여 명이 참석했다. 정헌율 시장은 축사에서 ‘과학적으로 잡종이 강세다’, ‘잘못 지도하면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등 자극적 발언 했다. 이후 해명에서도 “튀기들이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다. 다문화가족을 띄워주기 위해 한 것”이라고 해명해 논란을 키웠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다문화 인권’이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전주에 거주하는 아이 셋을 둔 다문화여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잡종’이라 말한 익산시장에게 화가 난다”며 “한국생활 10여년동안 아이들을 차별받지 않고 자존심 강하게 키우려고 애쓰고 있다. 저 또한 차별 받지 않으려고 행동을 조심하고 있다. 그런데 시장이라는 사람이 찬물을 끼얹었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청와대 청원까지 올리는 이유는 전북단체에 전화하면 이 일이 덮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정 시장은 말로만 다문화를 위한다고 하면서 행동으로는 보여주지 않고 우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 글은 이틀 만에 2만6,5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SNS상에도 정 시장에 대한 비판 글과 영상이 뜨겁데 달구고 있다. 중국인을 만나 결혼생활 12년차라고 소개한 이모씨는 영상을 통해 “너무 기가 막힌 소식을 접했다. 사랑한 아들, 딸이 순간에 잡종으로 전락해 가슴이 미어져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익산시장은 언제 적 사고방식을 하고 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익산시는 우리나라 첫 여성친화도시로 지정 받았고 전북에서 결혼 이민자가 두 번째로 많은 지역인데다 정 시장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상임위원으로 활동한 전력도 있어 그의 이번 인종차별성 발언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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