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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주시 속 G2 무역 담판… 뚜렷한 결론보단 ‘어정쩡 휴전’ 그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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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주시 속 G2 무역 담판… 뚜렷한 결론보단 ‘어정쩡 휴전’ 그칠 듯

입력
2019.06.26 16:30
수정
2019.06.26 22: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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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G20회의 프리뷰]

29일 미중 정상회담 ‘하이라이트’… 양국 무역회담 재개 합의에 무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중 미중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중 미중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연합뉴스

1년 넘게 끌어온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향배는 일본 오사카(大阪)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블랙홀이다. 28, 29일 G20 정상회의 동안 최고의 관람 포인트가 다름 아닌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되는 이유이다.

죽기 살기로 맞붙는 양국의 입장차가 여전하지만 그렇다고 파국으로 치닫기에도 부담이 크다. 따라서 뚜렷한 결론을 내기보다 지난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때와 유사하게 시간을 벌면서 협상 동력을 살려나가는 ‘휴전’에 그칠 전망이다.

미중 양국에선 담판의 시간(29일)이 다가옴에 따라 오사카에서 무역회담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시그널을 공통되게 보내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90% 마무리됐다”면서 양국 정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무역협상에서 진전을 이룰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전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미국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양국 정상의 회동 목표가 무역회담 재개임을 강조하면서 “양국은 친선 행위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것이 29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일어날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무부도 이날 “류허(劉鶴) 부총리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가 전날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무역협상을 이끄는 양측의 접촉은 지난달 10일 고위급 회담 결렬 이후 처음이다. 상무부는 “양측은 양국 정상의 지시에 따라 경제ㆍ무역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교환했다”며 “대화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29일 오사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사전 조율에 본격적으로 나선 셈이다.

양국은 무역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서로를 자극할 만한 걸림돌도 치웠다. 미국은 대만과 추진 중인 20억달러 상당의 지상장비 최종 판매 결정을 미뤘고, 중국은 일찌감치 “홍콩 시위는 G20 이슈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양측이 서로 마주해 함께 노력하는 게 모두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저작권 한국일보]오사카 G20 주요 양자회담. 김문중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오사카 G20 주요 양자회담. 김문중 기자

그러나 접점을 찾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 중국 환구시보는 26일 “무역협상은 평등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위해 중국 국내법을 고치라는 미국의 요구는 우리를 범죄자로 몰아가는 것”이라며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미국은 기존 2,500억달러에 이어 나머지 3,25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25%로 올리는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카드를 실제 꺼내면 판을 깨는 것이나 다름없어 저울질에 그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정부가 고율 관세 대상을 중국제품 전체로 확대하는 계획을 중단할 용의가 있다”고 보도해 미국이 적잖은 고민에 빠져있음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겅솽 대변인은 26일 “추가 관세 징수는 자신(미국)과 타인(중국)에게 모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경고했다.

크레이그 앨런 미중 기업협의회장은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양국 모두 무역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합의를 이루기엔 촉박하다”라며 “미중 정상은 다음 단계를 얘기하면서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어떠한 조건도 수용하지 않고, 중국과 정상회담에서 무역과 관련한 어떠한 거래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블룸버그 통신 등 미국 언론의 전망도 나왔다. 확전은 막을 수 있지만, 오사카에서 양국이 깔끔하게 무역이슈를 내려놓을 수 없으리라는 분석들이다.

[저작권 한국일보]오사카 G20 정상회의 일정. 김문중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오사카 G20 정상회의 일정. 김문중 기자

G20에선 미중 무역전쟁 외에도 △데이터 유통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여성 활약 등을 논의한다. 의장국인 일본은 데이터 유통에 대한 국제 규칙을 만드는 논의 틀인 ‘오사카 트랙’ 창설에 힘을 쏟고 있다. 또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에 국제적으로 통일된 과세 체계를 2020년까지 만드는 데 노력한다는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양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쓰레기 대책으로 각국이 매년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회수 실적과 적정한 관리방안을 보고하는 논의 틀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일본은 G20 의장국 임기가 만료되는 11월 이전 1차 회의를 자국에서 개최, 논의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한국산 수산물 금지 조치를 둘러싼 WTO 상소기구 판결 패소 이후 WTO 개혁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상소기구의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상소기구 강화를 바라는 일본, 유럽과 국제기구에 구속되지 않으려는 미국 간 입장 차이가 크다. 2014년 브리즈번 G20 당시 ‘2025년까지 노동참가의 남녀 격차를 25% 감소’라는 목표를 제시한 이후 실질적인 격차 해소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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