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요건 강화 도로교통법ㆍ체육시설법 개정안 등 발의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모든 체육시설의 통학차량을 도로교통법 상 어린이 통학차량에 포함시키는 도로교통법 및 체육시설법 일부 개정안(태호ㆍ유찬이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난달 15일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축구클럽 차량 교통사고로 숨진 김태호 군의 부모 김장회, 이소현씨. 연합뉴스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지금도 노란폭탄(노란색 어린이 통학차량)을 타고 다니는 아이들이 없도록 해주십시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김장회(36)씨가 차오르는 눈물을 꾹 참아내며 말을 이었다. 부인 이소현(36)씨도 쏟아지는 눈물을 닦아내며 곁을 지켰다. 약 한 달 전 일어난 인천 축구클럽 통학차량 사고로 목숨을 잃은 김태호(7)군의 부모다. 이들은 아이의 죽음을 계기로 만들어진 일명 ‘태호ㆍ유찬이법(도로교통법ㆍ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국회 발의 기자회견에서 “사랑하는 태호야, 너와 같은 사고를 당하는 아이들이 없도록 엄마와 아빠가 최선을 다할게”라고 거듭 약속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이날 축구 등 모든 체육시설의 통학차량을 도로교통법 상 어린이 통학차량에 포함시키고 안전 요건을 강화해 ‘안전 사각지대’를 없애는 도로교통법 및 체육시설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유소년 축구클럽 차량 교통사고로 숨진 두 어린이 김태호ㆍ정유찬(7)군의 이름을 딴 태호ㆍ유찬이법은 사고 당시 축구클럽 차량이 ‘세림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적용 대상이 아니라 성인 보호자 동승 의무 및 탑승 아동에 대한 안전 조치 의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만들어졌다. 세림이법은 2013년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어 숨진 김세림(당시 3세)양의 희생을 계기로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어린이들이 많이 다니는 수영교실이나 농구ㆍ축구클럽 등은 법적으로 어린이 통학차량에 해당하지 않아 이 같은 의무사항을 따르지 않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

사고 이후 세림이법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입어 발의된 태호ㆍ유찬이법은 우선 어린이를 탑승시켜 운행하는 자동차는 대통령령으로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 대상에 포함시켰다. 또 체육시설업에 체육시설을 소유 또는 임차하여 교습하는 업종까지 들어가도록 했다. 그간 체육시설은 검도, 권투, 레슬링, 우슈, 유도, 태권도 등 6개 종목만 포함됐다. 아울러 △어린이통학버스 표지, 보험 가입 등 안전요건 미비 시 500만원 과태료 부과 △운전자 및 운영자의 의무사항 위반 시 제재 강화 △어린이 통학버스 운행 시 운행상의 안전기준 초과인원 승차 금지 △좌석안전띠 착용 확인과 안전운행기록 및 운행기록장치 의무 작성ㆍ제출 등 운행 중 안전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인천 '축구클럽 통학차 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와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회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도로교통법 개정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에 일반인들의 동참을 호소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호ㆍ유찬이 부모들은 지난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축구클럽에 보낸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 점검 기준과 운전자 자격 요건을 강화해달라는 청원을 냈다. 해당 청원은 마감일인 이달 23일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고,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정미 의원은 “부모들은 어린이 통학버스 관리에 대한 정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의 필요성을 말씀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의 조치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회가 법을 바꿔도 어린 생명이 다시 돌아올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련 사고를 예방하는 일은 국회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고 법 통과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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