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AP와 가디언은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역인 마타모로스 강을 건너려던 엘살바도르 국적의 두 살배기 딸 발레리아가 아버지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6)와 함께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미국 텍사스로 불법입국하기 위해 강을 건너려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멕시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3일 아버지인 라미레스는 당초 딸을 데리고 강물을 건너 미국 쪽 강둑에 도착하는데 성공했으나, 건너편 강에 있는 아내 바네사를 데려오기 위해 다시 강물 속으로 들어가자 혼자 남겨진 발레리아가 놀라 아빠를 따라 강에 뛰어들었고 이 모습에 놀란 라미레스가 헤엄쳐 딸에게 다가가 붙잡았지만, 급류에 휘말리며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물에 휩쓸려 떠밀려 와 엎드린 상태로 발견된 부녀의 시신은 딸 발레리아의 팔이 아빠의 셔츠 속으로 들어가 목을 감고 있는 상태로, 강을 건너면서 아빠에게 안겨 강물을 건너려 했던 것으로 고향에서 힘든 삶을 견디다 못해 미국행을 결정했던 중남미 불법이주민들의 비극적인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현지 통신에 의해 현장 사진이 발행되자 멕시코 언론과 전 세계 신문들에 일제히 게재됐다.
신문들은 발레리아를 4년전 시리아 소년 아일란 쿠르디와 비교하며 추모했다.
쿠르디의 사고 당시 사진이 전세계에 알려지자 유럽 각국 지도자들이 애도를 표하며 난민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으나, 일부 국가들이 이행을 거부해 난민 유입을 막는 부분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이번 사건을 다룬 중남미 언론은 "불법 이민의 참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들의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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