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이 대책 없이 날아다니는 드론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더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동남아시아의 최대 교통 중심인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무인기(드론) 비상이 걸렸다. 허가받지 않은 드론들이 공항 상공을 대책 없이 날아다니면서 비행기 운항이 지연되거나 항로가 바뀌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26일 더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항공안전청(CASS)은 “항공기 이착륙을 방해하는 드론 때문에 24일 18개 항공편의 이착륙이 지연되고, 7개 항공편의 항로가 변경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드론이 말썽을 일으킨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18일과 19일엔 무허가 드론들 탓에 38개의 항공편이 영향을 받았고, 심지어 활주로 하나를 임시 폐쇄하기도 했다.

싱가포르는 공항 반경 5㎞ 이내에서 허가 없이 드론을 비행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하고 있다. 이를 어기다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과 2만달러(약 2,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데도, 불법 비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퐁 샤오위 싱가포르 기술디자인대(SUTD) 부교수는 “비행기 부근을 날아다니는 드론은 항공기와 공중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위험하다”라며 “새들이 비행기와 부딪히거나 비행기 엔진 등으로 빨려 들어가는 ‘조류 충돌’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공기의 엄청난 속도 때문에 드론과의 충돌은 피해가 클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드론과 비행기의 운항 고도가 달라 충돌 위험이 낮다고 주장한다. 비행 금지 구역에 들어서면 드론이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는 장치를 내장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비행기의 빠른 속도를 감안하면 가능한 모든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는 논리가 우세하다. 결국 현실적인 대안으로 규제 및 처벌 강화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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