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란이 저농축 우라늄을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규정한 저장한도 이상으로 보유할 경우 미국 정부가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이란을 겨냥한 공습 카드를 철회하고 제재를 통한 압박으로 돌아섰지만, 이란이 선을 넘을 경우 군사 공격도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APㆍ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고위급 안보회의를 마친 뒤 ‘이란이 핵합의에 명시된 저농축 우라늄 저장한도 300㎏을 넘기면 군사 공격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란이 그 한도를 무시할 경우 매우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2015년 합의로 2030년까지 우라늄을 농도 3.67%까지만 농축하고, 최대 300㎏까지만 보유하도록 규제 받아왔다. 하지만 이란 원자력청은 지난 17일 핵합의에서 정한 핵프로그램 감축ㆍ동결 의무를 일부 지키지 않겠다며 "6월 27일이 되면 핵합의에 따라 지금까지 지킨 저농축 우라늄의 저장한도를 넘기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볼턴 보좌관은 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대화에 열려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에 문을 열어뒀다”며 “이란이 해야 할 것은 그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것뿐”이라고 했다. 다만 이 협상은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 △탄도미사일 시스템 △국제테러 지원 등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볼턴 보좌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의 추가 제재에 이란이 강력 반발한 직후 나왔다. 압바스 무사비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해 “외교의 길을 영원히 폐쇄한 것”이라고 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아예 “미국이 이란을 상대하다 좌절했다는 방증”이라며 “백악관은 정신적 장애가 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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